- 입력 2022.03.22 11:19
윤 당선인 용산 집무실 이전에 재차 반대 입장 천명…"국가안보 한순간도 빈틈 없어야"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정에는 작은 공백도 있을 수 없다. 특히 국가안보와 국민경제, 국민안전은 한순간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방침에 대해 반대입장을 재차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해 "안팎으로 우리는 엄중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신냉전 구도가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국제 안보 환경 속에서 한반도 정세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우리 군이 최고의 안보 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할 때로 안보에 조그마한 불안 요인도 있어서는 안 된다. 정부 교체기에 더욱 경계심을 갖고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 경제 상황도 급변하고 있다. 공급망 문제와 에너지 수급, 국제 물가 상승 등의 불안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처하면서 기술패권 경쟁과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대외 위협 요인과 도전으로부터 국민 경제를 보호하고 민생을 지키는 역할을 다하면서 다음 정부로 잘 이어지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안보와 경제, 안전을 정부 교체기에 현 정부와 차기 정부가 협력하며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과제 및 정부 이양의 핵심업무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이 부분에 집중하면서 각급 단위에서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우리 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지 않았지만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 군 통수권자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것을 마지막 사명으로 여기겠다"며 "각 부처도 국정에 흔들림 없이 매진하면서 업무 인수인계 지원에 충실히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키로 한 가운데 청와대가 연일 제동을 걸고 있다. 전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NSC 확대관계장관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며 "새 정부 출범까지 얼마 남지 않은 촉박한 시일 안에 국방부와 합참,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등 보좌기구, 경호처 등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은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며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안보 역량의 결집이 필요한 정부 교체기에 준비되지 않은 국방부와 합참의 갑작스런 이전과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의 이전이 안보 공백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간에 쫓겨야 할 급박한 사정이 있지 않다면 국방부, 합참, 청와대 모두 보다 준비된 가운데 이전을 추진하는 것이 순리"라며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 밤 12시까지 국가 안보와 군 통수는 현 정부와 현 대통령의 내려놓을 수 없는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울 삼청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청와대가 원하는 뜻이 무엇인지를 별도로 전달해 주면 잘 숙의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용산 집무실 구상을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당분간 통의동에서 집무를 할 계획이다.
한편 정점을 지나고 있는 오미크론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정점을 지나더라도 위중증과 사망자는 상당 기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위중증과 사망자 관리에 집중한 의료 대응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사명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3월 3주 차 코로나19 위험도평가 결과는 전국,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 '매우 높음' 수준이다. 3주 연속 '매우 높음'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대유행이 정점기 구간을 지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미크론의 위중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고위험군 예방접종, 보건 마스크 착용, 의심증상이 있을 때는 조기에 진단검사와 투약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스텔스 오미크론의 점유율은 높아지고 있다. 오미크론의 변이 검출률은 국내 감염 사례의 99.9%, 해외 유입 사례의 99.4%로 대부분의 확진자가 오미크론 변이로 확인됐다. 특히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알려진 BA2의 검출률이 국내 감염 사례에서는 41.4%로 증가했고 해외 유입 사례에서는 56.9%로 늘었다. 이에 유행 정점까지 기간이 지연되고 규모가 커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