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3.31 17:49
최초 스포츠카 '포르쉐 356' 오마주…4ℓ 6기통 엔진 탑재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포르쉐코리아는 31일부터 4월 9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컬러 오브 포르쉐(Colors of Porsche)'를 주제로 참가해 '비전 357'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비전 357은 포르쉐 브랜드 최초의 스포츠카인 '포르쉐 356'을 오마주한 콘셉트카다. '718 카이맨 GT4 RS'에 사용된 4ℓ 6기통 엔진이 탑재된 전형적인 내연기관차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동화 중심으로 새롭게 개편되는 상황에서 포르쉐가 내연기관 기반의 콘셉트 차량을 당당히 선보일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내연기관차의 수명 연장이 꼽힌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데 있어 e-퓨얼(E-fuel) 구동 자동차는 제외한다는 법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e-퓨얼을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은 3035년 이후에도 판매가 가능하다.
e-퓨얼은 재생 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얻은 그린수소와 이산화탄소로 제조한 액체 연료다. 연소 과정에서 탄소가 나오지만, 이미 공기 중에 포함된 탄소를 포집해 만들어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논리다. 무엇보다 기존 내연기관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지금까지 이퓨얼 개발 및 생산에 약 1억달러(약 1277억원)가 넘는 자금을 투입한 포르쉐는 지난해 12월 칠레의 운영사 'HIF (Highly Innovative Fuels)' 및 국제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합성 연료 생산을 시작했다. e-퓨얼을 이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을 지속적으로 판매할 준비를 마친 것이다. 내연기관 콘셉트카를 선보이며 글로벌 전동화 추세와 반대되는 행보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다.
다만 e-퓨얼은 양산 단계에 도달하기 까지 넘어야 할 고비가 겹겹이 쌓여있다. 가장 큰 문제는 생산 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e-퓨얼의 현재 생산 비용은 1ℓ당 무려 6000원 수준이며, 생산 효율은 17%에 불과하다. e퓨얼 연료의 생산 비용이 석유화학 제품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지는 데는 최소 25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EU와 독일 정부를 포함한 여러 국가 및 기업이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기간을 연장하고 전망이 불투명한 e-퓨얼 연료 개발을 단행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효율이 좀 떨어지더라도 e-퓨얼이 상용화만 된다면 BMW나 포르쉐 등 전통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지금의 생산 및 판매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게 되는 것이 이들의 목적"이라며 "지금까지 지켜온 위상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방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