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5.10 15:15
프랭클린템플턴 "보수적 경영이 현재 결실 맺고 있다"
韓 금융당국 해외투자자 대상 규제 완화로 불안감 씻어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최근 미국과 스위스 은행이 무너지자 글로벌 대형은행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은행의 경우 오히려 안전성이 부각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분위기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은 10일 신흥국 은행에 대한 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선진국 대비 보수적인 경영을 펼침으로써 은행의 회복력과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사실 한국을 비롯해 신흥국 은행은 투자 매력이 떨어져 왔다. 원인은 금융당국의 보수적 성향으로 수익보다 자본건전성을 강도 높게 요구하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인도, 브라질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현지 당국이 요구하는 기본자본비율보다 3~6% 높다. 우리나라 역시 국내은행의 평균 기본자본비율은 13.38%, 8개 은행지주도 14.32%에 달한다.
선진국에선 최소준수비율은 8% 이상만 유지토록 돼 있어 위기에 취약한 은행이 다수 존재한다. 이에 미국 금융당국은 지난해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은행별로 2.5%에서 9%까지 추가자본 적립의무를 부과했다.
만라즈 세콘 템플턴 글로벌 주식투자 부문 CIO는 "신흥국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엄격한 규제 덕분에 자기자본비율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며 "이처럼 높은 자기자본비율은 은행 수익을 저하 시키는 요인이 됐던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미국과 스위스에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벌어지고 규제 당국이 긴급히 개입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신흥국 은행주를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특히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는 속도 역시 높게 평가했다.
만라즈 세콘 CIO는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 은행은 대형은행이 소형은행을 인수하는 극적인 통합의 과정을 거쳤다. 특히 한국의 경우 IMF 이후 은행 수를 40%나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평가에도 해외 투자자들의 불안한 시선은 있다. 바로 금융당국의 규제인데, 이복현 금감원장이 직접 해명하면서 불안감은 씻을 수 있다.
지난 9일 열린 싱가포르 해외 IR 행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해외 투자자로부터 자본시장 발전 관련 정책적 주안점, 한국 금융회사의 저평가에 대한 대응계획 등을 질의했다.
이에 이복현 원장은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폐지 등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시장 접근성을 제고하고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스튜어트십 코드가 원활하게 작동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소액주주 등 투자자보호 및 주주환원 관련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해 한국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또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유지를 전제로 한 주주환원 정책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배당절차를 개선하는 한편 금융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수익기반 다변화 및 해외진출 확대, 지배구조 개선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자이익 중심의 영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89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늘었다.
실적 개선을 이룬 배경에는 이자이익 증가 덕분이다. 이자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6.2%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이자이익도 큰 폭으로 늘었지만 현재 부동산PF, 연체율 상승 등 잠재된 위협요인은 여전하다"며 "앞으로 은행 수익이 정체될 경우 비은행 부문에서 수익을 이끌어야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