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6.02 15:40

삼성·미래 격차 5%로 벌어져…채권형 ETF로 갈려
KB·신한·한화 '약진'…한투·NH, 분투했지만 '감소'

운용사별 ETF 순자산 비중. (자료제공=한국거래소)
운용사별 ETF 순자산 비중. (자료제공=한국거래소)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100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1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중소 운용사도 이색 테마 ETF 출시, 리브랜딩 등을 통해 점유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 ETF 시장의 전체 순자산총액은 96조754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사상 처음으로 90조원 돌파한 데 이어 반년도 안돼 6조원의 자산이 유입되면서 100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양분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점유율은 각각 41.59%, 36.41%다. 두 운용사가 전체 ETF 시장의 78.00%를 차지하고 있다.

1·2위 운용사의 선두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1년 새 격차는 4.39%에서 5.18%로 크게 늘었다.

두 운용사의 격차가 5% 넘게 벌어진 데에는 채권형 ETF가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과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겹치며 비교적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 시장에 자금이 급격히 유입됐다. 이에 채권형 ETF에도 자연스레 자금이 몰렸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09년 업계 최초로 채권형 ETF를 도입한 이래 꾸준히 채권형 ETF를 공급해 왔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KODEX 23-12 은행채 액티브'의 지난달 말 순자산총액은 1조6994억원으로 채권형 ETF 중 2위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종합채권(AA-이상) 액티브'와 'KODEX 단기채권 PLUS'가 각각 순자산총액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채권형 ETF 순자산 10위권 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은 'TIGER 단기통안채'가 유일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채권형 ETF 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금융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에 채권의 매력도가 제한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전략에 따라 두 운용사의 격차가 좁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대형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중소 운용사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특히 KB자산운용이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KB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말 기준 8.77%로, 1년 전(7.56%)과 비교하면 1.21%포인트 늘어났다.

한화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도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0.04%포인트, 0.65%포인트 늘어나 2.40%, 1.34%로 점유율을 높였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은 리브랜딩, 이색 테마 ETF 출시에도 오히려 점유율이 떨어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9월 ETF 브랜드 이름을 'KINDEX'에서 'ACE'로 전격 교체했다. 당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리브랜딩을 통해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ETF 점유율은 지난해 5월 말 4.63%에서 지난달 말 4.47%로 0.16%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브랜드명 교체는 패착이라고 본다"며 "이미지 구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금융시장 자체가 낯선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NH아문디자산운용은 1년 사이 1.04%포인트 하락하며 1.59%로 줄어들었다. 신한자산운용이 1.34%로 급성장하며 NH아문디자산운용은 7위 자리도 위태로워졌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골프, K-푸드 등 이색적인 테마형 ETF 상품을 출시하며 틈새 시장을 공략했지만 내놓은 상품들이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거래량도 급락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중소 운용사가 ETF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최초 전략뿐"이라며 "하지만 투자자들은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명가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