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6.04 06:00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미국 부채한도 합의안이 상원까지 통과하면서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넘긴 가운데 코스피가 2600선을 돌파했다. 증권가는 다음주에 반도체 업종 차익 실현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는 전주(2558.81)보다 42.55포인트(1.66%) 상승한 2601.36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600선을 넘긴 것은 지난해 6월 9일(2625.44) 이후 약 1년 만이다. 코스닥은 지난주(843.23)보다 24.83포인트(2.94%) 상승한 868.06에 마감했다.
이번주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1조3753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5049억원, 946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주에 이어 반도체 종목들의 강세가 돋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초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으며, 종가 기준 각각 7만2000원, 11만원을 돌파한 채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7만원 위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11만원 안팎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2024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이 사상 최대인 11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데 따른 것이다. 엔비디아의 호실적 근거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주간 기준 보합에 머무른 가운데 반도체 업종은 AI 수혜 기대감을 바탕으로 크게 상승했다"며 "AI 반도체 수요 급증을 이유로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가운데 엔비디아 주가 급등과 함께 국내 반도체 업종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달 증시 변동에 영향을 줬던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통과되며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넘겼다.
김 연구원은 "미국 디폴트 리스크가 완화됐다는 점에서 주식 시장에 호재지만, 5월부터 주식 시장이 이를 선반영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주식 시장 반응은 크지 않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다음주 코스피 예상 범위로 2500~2620선을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 부채한도 협상 관련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6월 미국 기준 금리 인상 우려 완화를,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 국채 발행량 증가에 따른 금융시장 풍선 효과 우려를 꼽았다.
그는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부채한도 상향으로 향후 재무부가 국채를 대규모로 발행할 것이며 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주식과 다른 자산을 위한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다음주 투자전략에 대해 "미국 부채한도 협상 타결, 6월 금리 인상 우려 경감 등 악재들은 완화됐다"면서도 "주가 또한 이를 선반영해 미리 오른 측면이 강해 단기적으로는 수급이 얇아진 상황에서 미국 국채 발행량 증가에 따른 금융시장 풍선 효과가 조정의 빌미가 될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신호는 미국에서도 관찰되고 있다"며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급등 후 차익 실현을 겪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반도체가 주식시장의 상승을 이끌었는데 감산에 따른 반도체 가격 반등이나 AI 반도체 수요 증가 등 호재에 비해 가격 상승 속도가 상당히 빨랐음을 감안하면 단기에는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질 여지가 존재한다"며 "물론 반도체가 하반기 코스피 상승을 견인할 업종이라는 점은 여전히 유효하기에 조정 시 매수 대응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다음주 관심 가져야 할 업종으로 ▲반도체 ▲헬스케어 ▲조선 ▲인터넷 ▲풍력·원전 ▲방산·우주항공 등을 꼽았다.
다음주 예정된 주요 이벤트로는 ▲미국 5월 고용보고서(2일·한국시간) ▲유로존 4월 생산자물가(5일) ▲미국 4월 내구재주문(5일) ▲미국 5월 ISM 비제조업(5일) ▲한국 현충일 휴장(6일) ▲유로존 4월 소매판매(6일) ▲미국 ASCO 개최(2~6일) ▲중국 5월 수출입(7일) ▲유로존 1분기 GDP(8일) ▲중국 5월 소비자물가(9일)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