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7.20 13:22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연체율이 현재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선제적으로 철저히 대비하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20일 국내 10개 증권사 CRO와 IR 담당 임원 등을 소집해 부동산 익스포처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권사 PF 대출 연체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에는 해외 부동산과 관련해 투자 손실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당분간 부동산 경기 회복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우리 모두가 긴장감을 가지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황 부원장보는 "과도한 수준의 연체율이 지속될 경우 증권업계 전체에 대한 평판이 악화되면서,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며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자산건전성을 추정 손실로 분류한 부실채권에 대해서는 조속히 상각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업성이 크게 저하돼 부실이 우려되는 PF 대출에 대해서는 외부 매각이나 재구조화 등을 통해 신속히 정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 부원장보는 단기자금시장 안정화 조치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PF 채무보증의 장기 대출 전환도 각 사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부동산 익스포저 주가 부실 발생에 대비해 손실 흡수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출만기가 연장되고, 인허가가 지연되는 등 사업 진행이 불투명한 브릿지론에 대해서는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야 한다"며 "부도율(PD) 적용 시 최근 침체된 부동산 시장 상황과 향후 부실 확대 가능성을 적절히 반영하는 등 충당금 산정 기준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하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최근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에 대해서도 점검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최근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은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 대출을 위해 조성한 펀드 자산의 약 90%를 상각하기로 결정했다.
황 부원장보는 "해외 대체투자의 경우 건별 금액이 크고, 지분이나 중·후순위 대출 방식으로 투자된 경우가 많아 증권사 건전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투자 대상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 등 손실 징후가 발생할 경우 재무제표에 적시 반영될 수 있도록 상시적으로 자체 점검해 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부실 발생 시 투자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여주는 담보, 보증, 보험 등 각종 투자자 권리 구제 장치가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는지 재확인하는 등 투자자 보호 강화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해 주기 바란다"며 "거액 투자 건이 다수의 개인투자자에게 나눠 판매되는 과정에서 공모 규제 위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내부통제 절차도 강화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만기연장 등 특이 동향에 대해서 일일 모니터링하는 한편, 충당금 설정, 부동산 익스포져 평가의 적정성 등을 수시로 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리스크 관리가 취약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별도 관리 방안을 제출하도록 하고, CEO 개별 면담을 실시하는 등 집중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