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10.15 14:13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 2곳이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560억원대 규모의 불법 공매도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글로벌 IB의 불법 공매도 행위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감독원은 글로벌 IB의 관행적인 불법 공매도 행위를 최초로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6월 공매도 조사전담반을 설치하고, 같은해 8월 조사팀으로 전환하는 등 불법 공매도에 대한 감시와 조사를 강화한 바 있다.
금감원은 이번에 적발한 글로벌 IB는 2곳으로,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공매도 등 국내 주식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공매도 주체라고 설명했다.
해당 IB는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하고 사후에 차입하는 방식(무차입 공매도) 등으로 불법 공매도를 지속했다. 현행법상 우리나라에서는 무차입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다.
홍콩 소재 A사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101개 종모겡 대해 400억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A사는 다수의 내부부서를 운영하면서 필요시 부서 상호간 대차를 통해 주식을 차입하는 과정에서 대차내역 등을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아 소유주식을 중복 계산해 과다표시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주문을 제출했다.
그결과 매매거래 익일에 결제수량 부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원인 규명 및 시정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후차입 등의 방식으로 위법행위를 사실상 방치했다. 또한 A사의 계열사인 국내 수탁증권사도 A사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지속적으로 수탁했다.
홍콩 소재 B사는 지난 2021년 8월부터 같은해 12월까지 9개 종목에 대해 160억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B사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스왑계약을 헤지하기 위해 공매도 주문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차입이 확정된 주식수량이 아닌 향후 차입가능한 수량을 기준으로 매도스왑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대한 헤지 주문(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이후 최종 체결된 공매도 수량을 기초로 차입계약을 사후 확정하는 방식으로 내부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위법행위를 방치했다.
금감원은 "이번 사건은 PBS 업무를 제공하는 글로벌 IB의 장기간에 걸친 불법 공매도 행태로, 과징금제도 도입 이후 최대규모의 과징금 부과가 예상되며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엄중한 제재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금감원은 이번에 적발된 회사와 유사한 영업을 영위하는 주요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글로벌 IB로부터 주문을 수탁받는 국내 증권사에 대해서도 검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