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11.30 13:15
PF 부서 축소 '공통점'…계약직 IB 인력 중심 슬림화 추진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증권사들의 진통이 지속되고 있다. 중소형사는 물론 대형사까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서를 축소하면서 지난해 말 증권가에 불어닥친 '구조조정' 칼바람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는 부동산 PF 관련 부서 축소에 혈안이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기업금융·부동산금융·PF 등 3개로 구분하던 IB 본부를 1개로 통합했고,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조직 개편을 통해 부동산사업부를 기존 7개 본부에서 4개 본부로 통폐합했다.
부동산 PF로 큰 수익을 거뒀던 중소형사들도 마찬가지다. 하이투자증권은 총괄 대표를 두었던 부동산금융을 대표 직속의 4개실로 축소했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부동산 PF 조직을 본부에서 팀 단위로 축소했다. 특히 부동산 PF 시장이 좋았던 시절 입사한 4명이 최근 모두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이 관련 부서를 축소하면서 지난해처럼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는 부동산 활황 시기에 몸값을 높여 자리를 옮긴 계약직 IB 인력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61곳의 총직원은 3만9070명이다. 지난해 말(3만9634명)과 비교하면 약 600명가량 줄어들었다.
지난해 다올투자증권을 시작으로 하이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이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인력이 대거 유출된 점을 감안하면 전체 인력은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같은 기간 계약직은 1만1424명에서 1만759명으로 약 700명 줄었다. 반면 정규직은 2만6718명에서 2만6837명으로 소폭 늘었다. 계약직들을 중심으로 인력 감축이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올해도 정규직 대상 희망퇴직이 아닌 계약 만료를 앞둔 직원들과 연장을 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인력을 줄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연단위로 계약하던 IB 인력들은 최근에는 갈 곳이 없어 6개월 계약에도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금리 기조에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증권사들의 PF 사업 부진은 쉽게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고금리 부담으로 부동산 PF 문제는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증권 노조는 내년 1월에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증권사 사장들이 대거 교체되고 있어 연내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불안한 상황에 대규모 인력 감축이 담긴 악성 '찌라시'도 퍼지고 있다. 지난해도 비슷한 찌라시가 유포되었지만, 대부분 거짓으로 결론났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나도는 찌라시에 대해 "작년보다는 현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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