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4.13 08:00
키움 "한은 첫 인하 8월 예상…연준 인하 확인한 뒤 대응"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50%로 유지된 가운데, 상반기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은 사라진 것으로 판단된다.
한은은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작년 2월부터 연속된 10번의 회의에서 모두 동결했다. 이번 동결은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가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근원물가 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소비자물가 전망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며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기준금리가 1년 넘게 3.50%로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예단하기 어렵다"며 "연말에 물가 상승률이 2.3%로 갈거라고 예상하는데, 이보다 높으면 하반기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는 한은 전망이 공급 견인 물가 상승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진 데에 기인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작 지연도 주요 요인'이라며 "연준의 인하가 확실해지면 한은 역시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총재의 '인하 불투명' 토로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물가와 연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상반기 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물가 안정을 확신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최근 물가에 대해 "소비자물가는 둔화 흐름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목표수렴 확신을 위해 향후 물가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월과 3월 3%대를 기록한 가운데 이란-이스라엘 갈등에 따른 중동 위기 고조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이른 2%대 진입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인하의 키는 '유가'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감소하더라도 다가오는 미국 드라이빙 시즌, 중국 수요 회복 등을 고려하면 유가가 순조롭게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환경 변화가 크지 않고 유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인 바 7월 1회 인하, 연말 기준금리 3.25% 전망을 유지한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더해 연준의 인하 시점도 밀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시장에 반영된 6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인하 확률은 5일 기준 66.4%에서 12일 24.6%로 급락했다. 7월에도 인하 확률이 49.5%로 그치는 등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이 총재도 연준 인하에 대해 "6월 기대보다는 미뤄지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비록 이 총재가 '탈동조화'를 언급하며 연준의 통화정책보다 물가와 환율 등 국내 요인을 우선 고려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은 여전히 한은 금리 인하 조건 중 하나로 연준의 '선제 인하'를 꼽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물가 둔화 흐름을 조금 더 확인하자는 차원에서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은 6월보다 7월로 미뤄질 전망"이라며 "이에 한은의 첫 인하 시점도 7월보다는 8월로 지연될 것으로 본다. 연준의 인하를 확인한 후 한은의 대응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