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4.08.26 14:14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데 이어 간호사와 의료기사들까지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의료 공백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달 19~23일 61개 병원 사업장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91%의 찬성률로 총파업을 가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조속한 진료 정상화, 불법 의료 근절과 업무 범위 명확화, 간접고용 문제 해결, 주4일제 시범 사업 실시, 총액 대비 6.4%의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공의 공백을 메우던 간호사들은 한계에 부딪혔다는 입장이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의사들의 빈자리를 일반 간호사들이 진료지원(PA) 간호사로 차출되며 메워 오고 있는데, 업무량이 굉장히 많이 늘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간호사 면허로 의사 업무를 하고 있다. 정부는 보건의료 심각 단계라며 PA 간호사 시범 사업이라는 것을 해 불법이 아니라고 하고 있지만, 그것으로 인한 의료사고에 대해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간호법 제정안의 28일 국회 본회의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에 대해 최 위원장은 "납득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간호법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것을 언급하며 "(여야가) 큰 틀에서 합의해 PA 간호사가 불법 의료에 투입되는 일은 끝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면서 "계속해서 불법 진료를 하라는 것이냐. (통과가 되지 않으면) PA 간호사들조차 '우리도 못 하겠다'고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전공의의 복귀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간호법에 반대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최 위원장은 "의대 증원도 반대하면서 PA 간호사가 합법화되는 것도 반대한다는 것은 굉장히 이율배반적"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파업 돌입 이후에도 환자의 생명 및 안전과 직결된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필수유지 업무에는 필수 인력을 투입한다는 방침이지만 최근 코로나19 재유행과 무더운 날씨로 인한 온열질환이 급증하면서 큰 혼란이 예상된다.

최 위원장은 "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한 이후에도 교섭을 계속 이어왔고, 1차 조정 회의에서도 노사 타결의 의지를 보여왔으나 교섭의 진전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의료 공백 사태로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있어 임금 인상안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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