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4.08.27 18:04
CJ올리브영은 이달 23일부터 명동역 6번출구에 신규 매장을 선보였다. (사진=김상우 기자)
CJ올리브영은 이달 23일부터 명동역 6번출구에 신규 매장을 선보였다. (사진=김상우 기자)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CJ올리브영이 과감한 인프라 투자를 거듭하며 'K뷰티' 대표 주자로 발돋움할 채비다. 최근 명동역 인근에 새로운 매장을 선보이는 동시에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지하철 2호선 성수역 이름을 10억원에 사들였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2308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여 CJ그룹 계열사 중 수익이 두 번째로 높았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지난 23일부터 명동역 6번 출구에 자리한 밀리오레 건물 1층에 '올리브영 명동역점'을 새롭게 선보였다. 해당 매장까지 명동 일대에만 7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을 추가한 배경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K뷰티 필수 코스로 올리브영이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명동 매장마다 외국인 매출이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매장 접근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해당 매장은 약 570㎡(약 172평) 규모의 대형 매장이다. 주요 품목인 뷰티 상품 외에도 K팝과 K푸드 판매에도 나서는 등 외국인 관광객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77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8% 증가했다. 6월 방한 관광객 수는 2019년 동월 대비 96% 수준을 기록해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월별 회복률을 보였다.

이러한 훈풍은 올리브영에게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명동 일대의 올리브영 6개 매장은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90% 이상으로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1년 동안 2배 이상 늘어났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율을 더욱 높이고자 인천공항에서부터 명동까지 하루 3번 편도 운행하는 '올영 익스프레스' 버스 서비스까지 내놓았다.

올리브영의 외국인 관광객 잡기는 명동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달 서울교통공사가 진행한 역명병기(사용료를 지불하고 부역명 병기) 입찰에서 10억원을 제시해 지하철 2호선 성수역의 역명병기권을 획득했다. 역명병기권은 3년이 주어지며, 당초 감정평가 금액은 2억9948만원이었다. 이를 3배 이상 높은 가격을 제시해 사들였으며, 오는 10월부터 '올리브영역'의 병기가 가능해졌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올리브영 전용 버스 ‘올영 익스프레스’에 탑승한 모습. (사진제공=CJ올리브영)
외국인 관광객들이 올리브영 전용 버스 ‘올영 익스프레스’에 탑승한 모습. (사진제공=CJ올리브영)

올리브영은 올해 하반기 중 성수동 인근에 초대형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매장은 성수역 인근 오피스 건물 '팩토리얼 성수'의 1~5층을 사용하고, 연면적이 약 2600㎡(약 800평)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올리브영 최대 매장이었던 명동점(약 300평)의 2배 이상 크기다. 성수동도 명동 못지않게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다.

올리브영의 광폭 행보는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CJ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인 2조28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조7966억원과 비교해 27.3% 증가한 액수다. 순이익 역시 230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며, 전년 동기 대비 28.5% 증가했다. CJ는 반기보고서는 비상장사 계열사의 경우 매출과 순이익만 공개한다. 

특히 올리브영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CJ그룹 계열사 중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CJ제일제당으로 상반기 순이익 3792억원(대한통운 제외)을 기록했다. 향후 실적 증대 흐름을 꾸준히 이어진다면 계열사 맏형인 CJ제일제당과 필적할만한 수준까지 이를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리브영이 CJ그룹의 확실한 현금 창출원으로 거듭나면서 인프라 투자가 더욱 광범위하게 진행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국내 뷰티 시장에서 경쟁자가 없는 독주체제 구축을 꾀할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는 일본과 중국을 넘어 북미와 유럽까지 공략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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