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4.10.22 00:05

서울·경기·대구·경북·전남 등 전국 12개 '꿈드림센터' 시범 운영
'스크리닝 척도'로 고립·은둔 진단…재고립 방지 위한 사후 관리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센터) 전경. (사진제공=여성가족부)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센터) 전경. (사진제공=여성가족부)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코로나19 확산 시기, 2주간 코로나 증상자들을 격리한 방역조치로 '코호트(동일집단) 격리'가 시행됐다. 현재 방역을 위한 코호트 격리는 사라졌지만,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시기에 청소년들의 고립·은둔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코호트 격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특히 성장시기 겪는 고립·은둔은 재고립의 가능성이 높고, 장기화될 수 있어 예방과 개선이 중요하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7월 처음으로 전국규모 '고립은둔 청소년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고립은둔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지원체계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여가부 '꿈드림센터' 12곳 개소…꼼꼼한 진단, 따뜻한 지원

여성가족부는 지난 3월부터 서울과 경기, 대구, 경북, 전남 등 전국 12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이하 꿈드림센터)'를 열었다. 꿈드림센터는 고립·은둔 진단부터 상담, 치유, 학습, 가족관계 회복에 이르는 전 과정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다.

사회적 울타리인 학교를 벗어난 고립·은둔 청소년들을 발굴하기 위해 학업이 중단된 이후 3개월 이상 꿈드림센터에 등록하지 않는 청소년 정보를 자동으로 연계한다. 의무교육에 해당하는 초·중 과정뿐만 아니라 고교과정을 중단한 청소년까지 전담 상담사가 고립·은둔 여부를 확인하고 맞춤형 지원을 진행한다.

꿈드림센터에서는 지난해 개발한 '은둔 청소년 스크리닝 척도'를 활용해 개인별 고립·은둔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진단한다. 진단 결과에 따라 1대 1 전담 사례관리자가 직접 고립·은둔 청소년을 가정방문해 이들과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전문 상담을 제공한다.

정서적 교류를 통해 고립·은둔 청소년들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청소년 소모임, 멘토링, 회복·치유 프로그램, 일상 습관 관리 등으로 고립·은둔 청소년을 돕는다. 또 고립·은둔 청소년의 가족을 위한 자녀이해교육, 부모상담, 자조모임 등을 운영해 가족관계 회복에도 힘쓴다.

고립·은둔에 벗어난 이후에도 지원은 이어진다. 청소년의 사회적응도에 따라 재고립·은둔에 빠지지 않도록 사후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진로선택에 어려움이 없도록 '학교 밖 청소년 자립취업 지원서비스'를 통해 맞춤형 직업훈련과 인턴십 등도 함께 지원한다.

여성가족부가 고립은둔 청소년들을 응원하기 위해 진행한 '#밖으로 챌린지' 포스터. (사진제공=여성가족부)
여성가족부가 고립은둔 청소년들을 응원하기 위해 진행한 '#밖으로 챌린지' 포스터. (사진제공=여성가족부)

◆차가운 시선을 공감과 응원으로…고립·은둔 청소년 '인식개선' 프로그램

"한 발을 내디딜 수 있는 용기가 은둔을 마치면서 얻은 저의 스펙이자,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가족부가 고립·은둔 청소년들을 향한 인식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9월 공개한 홍보영상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대사다. 2편의 홍보영상은 오랜 기간 은둔생활을 한 청소년들이 각자의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1편 '방나온&대호천사' 편에서는 3년의 은둔생활을 겪은 주인공 '방나온'이 취업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면접장에서 방나온은 인생에서 가장 크고 높았던 벽인 방문을 넘은 용기로 앞으로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는 강점을 얻었음을 설명한다. 2편 '박후로'에서는 주인공 박후로가 유행하는 '밖으로 참여 잇기(챌린지)'를 접하고 혼자가 아니었음을 느껴 위로와 용기를 얻는 모습을 그렸다. 영상 속 밖으로 참여 잇기 챌린지는 실제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서 많은 참여를 이끌어냈다. 

고립·은둔 청소년을 응원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기업들도 나서고 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전국 약 4만여 개 편의점의 높은 접근성을 활용해 고립은둔 청소년을 돕는다. 청소년들이 친근하고 가깝게 느끼는 공간에서 고립은둔 청소년을 발굴하고 지원 서비스를 안내하거나 직접 연계해 준다.

배달의민족은 앱(어플리케이션) 첫 화면에서 '청소년상담1388'을 홍보하고 기부 이벤트를 진행했다. 여성가족부 '고립·은둔 청소년 원스톱 패키지 지원' 시범사업 참여자들에게 음식 포장 상품권을 선물해 고립·은둔 청소년들의 외출을 도왔다.

카카오는 고립·은둔 청소년들의 마음에 위안과 용기를 전하고자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청소년들에게 카카오프렌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카카오 캐릭터 라이언과 춘식이 허그 인형을 선물해 고립·은둔 청소년들에게 따뜻함을 전했다.

밖으로 참여 잇기 챌린지에 직접 참여한 최문선 여성가족부 청소년정책관은 "고립·은둔 청소년이 조기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게 우리 사회의 더 많은 공감과 지지가 필요한 때"라며 "고립·은둔 청소년과 가정에 응원과 용기를 주고 이들을 포용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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