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10.31 00:05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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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지난 8월 국제노동기구(ILO)가 발간한 청년 고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5∼24세 청년 가운데 20.4%는 학습·고용·훈련 중 어느 하나도 하고 있지 않은 니트(NEETs·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명 중 1명에 해당한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고립·은둔 청년 문제가 대두되면서 각국에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이 이뤄지고 있다.

◆美 '단절 청년' 지원…단일 아닌 지역 단위 맞춤형 정책

미국의 경우 고립·은둔 청년을 '니트'가 아닌 '단절 청년(disconnected youth)'으로 지칭해, 사회와 단절된 청년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절 청년은 1년 이상 교육이나 구직 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16~24세 비경제활동 청년을 뜻한다.

아메리칸 커뮤니티 서베이(ACS)를 분석한 루이스(2022)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단절 청년 비율은 12.6%인 483만명에 달한다. 2010년 이후 감소하던 비율이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자료제공=서울시복지재단)
(자료제공=서울시복지재단)

미국은 단절 청년을 지원하기 위해 단일 정책 대신, 지역 상황에 맞춘 예산 편성과 중기적 지원을 제공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통합예산전용법에 기반한 '단절 청년을 위한 성과 협력 시범 사업(P3 사업)'을 통해 이들에게 교육과 훈련을 제공해 노동 시장에 복귀하도록 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청년의 사회적 고립 실태 및 지원 방안 연구'에 따르면, P3 사업은 교육부가 주관하고 노동부와 보건복지부가 협력 부처로 참여한다. 소년범 사회복귀 프로그램을 위해 법무부도 관련 부처로 운영된다.

시범 사업은 지역별 특화 서비스와 기타 서비스를 마련해 해당 대상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청소년 교육 및 고용센터를 통해 노동 관련 서비스와 주택 제공 등 지역사회 연계형 사례 관리를 운영한다. 기본 교육, 정신건강 진단, 청소년 또래 지원과 멘토링 등 특화 서비스와 청소년센터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미국의 단절 청년 지원은 대상 청년을 명확히 설정하고, 그들의 필요에 맞춘 집중 지원을 특징으로 한다. 또 각 부처가 협력해 시범 사업을 추진하며 사업 성과에 따라 확대 여부를 검토한다.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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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재정 활용 위해선 예산 편성 파편화 막아야

P3 사업은 연계를 통한 주·지방·부족 정부의 연방 기금 사용의 유연성을 높여, 단절 청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고용 등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개별 행정기관별 예산을 따로 편성하지 않고, 여러 기관의 예산을 결합해 법적 범위 내에서 다각적이고 집중적인 지원을 가능하게 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립 청년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 개인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가정과 지역사회와의 협력 속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행정기관 협력을 넘어, 청년이 속한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여러 중앙행정기관의 정책 추진체계를 지역사회 단위 중심으로 재편해 고립 청년의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고 사회로의 재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포괄적인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정책의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도모하려면 면밀한 성과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고 강조했다. 기존의 국내 정책 추진 방식은 주로 양적 성과에 중점을 뒀다. 반면, P3 사업은 그 자체로 실험적 의미를 지니며 후속 정책을 위한 유의미한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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