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11.08 17:10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대표 주제 발표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99%의 고립·은둔 청년들과 만나고 있는 조직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합니다."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대표는 8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시민 참여와 민간 조직의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장기적이고 효과적인 접근임을 강조하며, 전문가 중심의 일회성 개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립·은둔자 지원 정책의 방향 및 과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 대표는 "청년 은둔 문제는 개인적 질병이 아닌 경제적 및 사회적 요인과 맞물려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3~5개월 단기 프로그램이 아닌 '다차원 빈곤 모델'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은둔 청년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사회적 환경이 만든 산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빠르게 성장하던 경제 시대의 부모 세대와는 달리 저성장기와 고용 불안정을 겪는 청년 세대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느끼는 불안과 우울, 그리고 학교와 직장에서 겪는 소외와 배척 경험 등이 은둔으로 이어지는 배경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디지털 시대의 청년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일상적으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게 되고, 이를 내면화하며 자신을 '패배자'나 '아웃사이더'로 인식하는 경향이 커진다"며 "이로 인해 청년들은 더욱 깊은 고립을 겪으며 은둔 생활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은둔 청년 문제 해결에 있어 중요한 것은 지역 사회의 협력과 생태계 구축"이라며 지역 내 다양한 커뮤니티와의 연계를 통해 청년들에게 맞춤형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센터 하나에 모든 책임을 부여하는 대신, 지역 사회가 나서서 커뮤니티 링커의 역할을 수행하고 다양한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더 많은 은둔 청년을 발굴하고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고립·은둔 청년들 간에 안전한 관계가 유지되고 일상화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기존의 단기 프로그램으로는 오랜 기간 이어 온 은둔 생활을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루틴은 루틴으로 바꿔야 한다"며 "자기 일상의 루틴 회복 과정에서 타인과의 관계 회복 및 자립적인 생활 등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이 대표는 은둔 청년들의 자립을 위해 필요한 요소로 ▲적합한 일자리 ▲사회·공동체 주택을 제시했다.

그는 "고립·은둔 청년들이 무기력하고 우울하게 처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예민하고 스스로에게 엄격한 특성을 가진 이들도 많다"며 "이런 청년들을 씨즈가 회계나 세무 쪽으로 일 연계를 해보니 우수 직원이 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주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 주택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씨즈 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인 '고립·은둔 청년 공공임대주택'을 예로 들며 "기존 주거 방식은 고비용이라 정책화가 어렵기에 고립·은둔 청년들이 월 20~30만원의 비용 부담으로 사회주택에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고립·은둔 청년이 월세를 벌기 위한 일의 꾸준함 등을 자기 목표화하고, 주거 독립으로 부모와의 갈등을 해결하고, 열악한 주거 문제를 해소할 수 있으며 동기부여의 과정이 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정부에서 제시한 광역 단위 거점 센터의 경우 청년 생활권 단위의 움직임과 접근성을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기초 생활권 단위의 센터 도입 모델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실제 고립·은둔 청년을 만나고 있는 씨즈와 같은 민간 조직들과 청년 단체 등이 자기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해 주는 것이 정책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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