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4.11.08 17:20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좌장으로 참석한 윤철경 지엘청소년연구재단 상임이사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좌장으로 참석한 윤철경 지엘청소년연구재단 상임이사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고립·은둔을 생각하는 청년은 54만명으로 추산된다.

청년들이 고립·은둔을 선택하는 원인은 취업 실패부터 청소년 시기 겪은 따돌림, 경제적 어려움, 가정사 등으로 다각화 되고 있다.  

하지만 '청년'을 초점으로 한 사회복지 전문가 양성은 더디기만 하다. 청년복지 불모지인 국내에서 고립·은둔 청년들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전문인력 양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백종헌 국민의 힘 의원이 주최하고 민간통신사 뉴스웍스가 주관한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윤철경 지엘청소년연구재단 상임이사를 좌장으로 ▲이정현 일하는학교 상임이사 ▲김연은 생명의전화 종합사회복지관 관장 ▲김나연 두두학당 1기 ▲조린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지원과장이 패널 토의자로 참가해 정부와 현장 전문가 등의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본 고립은둔 해법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이정현 일하는학교 상임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이정현 일하는학교 상임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우선 이정현 일하는학교 상임이사는 새로운 고립은둔 청년 지원 모델인 '청년학교'를 제안하며 "청소년기의 연장이나 청소년기의 주요 과업 달성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교육과 성장'이 필요하다"며 "형식적이거나 지식습득의 교육이 아닌 개개인의 정체성 확립과 성장경로를 만들어가는 측면의 대안적 교육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년학교 모델은 장기지속적이기 때문에 참여 청년들 사이에 공동체적 관계를 형성하기 용의하다"며 "지지받는 어른과의 안전하고 장기적인 관계 형성을 희망하거나 확실하고 긴급한 위기 해소를 필요로 하는 청년들에게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김연은 생명의전화 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김연은 생명의전화 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김연은 생명의전화 종합사회복지 관장은 청년 고립은둔을 일부 청년이 겪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규정하며 "현재가  골든타임이라는 인식으로 적절한 개입과 대응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청년들이 장기적인 고립으로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고립 초기에 선제적인 발굴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청년 본인과 가족, 지역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건복지부의 청년미래센터가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전담센터의 안정적인 설치 운영을 위한 예산과 행정지원,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의 협력과 전문성과 열정을 가진 전담 인력 확보와 양성 시스템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고립은둔 청년의 회복은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문제"라며 "공공의 자원을 활용하는 지원사업이다 보니 취업, 진학 등 가시적이고 단기적 사업 성과가 요구되기도 하지만 정량적 성과지표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립은둔 청년들이 사회로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청년의 자발성과 강점을 최우선으로 존중하고 끌어내야 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사업 참여 종료 이후에도 사후 모니터링을 포함해 재고립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사회적 안전망의 기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조린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지원팀 과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조린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지원팀 과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조린 여성가족부 학교밖지원과장은 "올해 3월 여성가족부는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을 위해 발굴부터 상담, 일상 회복, 학습 지원, 사후 관리까지 지원하는 원스톱 체계를 구축하고 지난 9월 기준 270명 정도의 고립은둔 청소년들에게 해당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전담 인력을 통한 일대일 맞춤형 방문 서비스와 부모들 간의 자조모임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여성가족부는 지원 사업 안착과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활동에 집중했다. 조 과장은 "내년부터는 고립은둔 청소년을 위해 일하는 종사자들의 안정적인 근무 조건과 처우 개선을 위해 민간과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두두학당 1기에 참여했던 김나연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두두학당 1기에 참여했던 김나연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고립은둔을 겪고 회복으로 나아가는 길에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두두학당 1기 김나연씨는 "고립은둔 청년들을 위한 공간과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이 더 늘어나고 지속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고립은둔 청년을 만들어내는 가장 큰 원인은 부의 재분배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불평등한 사회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각자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기에 내 피부에 와닿는 이해가 어렵고 정책도 마찬가지"라며 "형식적이고 판에 박힌 지원과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니라 진실로 당사자의 행복과 성장을 위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지식과 상상력이 있는 전문가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윤철경 지엘청소년연구재단 상임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윤철경 지엘청소년연구재단 상임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한편, 패널토론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고립은둔의 원인이 다양한 만큼 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무자를 형성하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할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대표는 "사회복지사나 심리상담사 자격을 가져야 실무자로 활동할 수 있어 지원인력이 획일적인 것이 문제"라며 "청년 단체 활동한 다양한 분야의 실무자들이 유입돼 폴란드와 영국처럼 특정 직업과 자격으로 한정 짓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관장은 고립은둔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자 양성을 강조하며 "현재 대학에서 청년 복지와 관련된 과목이나 커리큘럼이 없다"며 "사회복지 안에서 청소년 복지는 있지만 청년 복지는 없어 대학 과정에서 이와 관련한 커리큘럼이 마련돼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으로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윤 상임이사는 "고립은둔을 해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처럼 더 많은 부처가 나서야 할 때"라며 "고립은둔 문제를 단순히 게으르고 무기력한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우리사회 전반이 만들어낸 문제라는 인식을 가지고 함께 해결을 위해 노력할 때"라고 말했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대표가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청년 고립은둔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대표가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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