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4.11.08 17:57
차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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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소주 마실 때 원재료부터 살핍니다"

농협 직원이 저녁 식사 자리에서 반주를 선택하면서 한 말이다. 국산 쌀로 만들었는지, 수입 쌀인지 따져보고 선택한다는 것이다.

막걸리를 먹을 때도 농협 직원들은 깐깐하게 원재료를 따진다. 일부 제품의 경우 원재료에 따라 뚜껑이나 라벨에 차별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예로 장수막걸리는 수입 쌀을 사용하면 뚜껑을 녹색으로, 국산이면 흰색 뚜껑을 사용한다. 국순당 역시 국산 쌀은 라벨을 황토색으로, 수입은 녹색으로 차이를 뒀다.

출고 가격에서도 약간 차이가 있다. 국산의 경우 출고 가격이 약 100원 정도 비싸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굳이 국산과 수입을 따지지 않는다면 보다 저렴한 수입 쌀이 원재료인 주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 농협 직원들에게 어떤 주류를 선택하는가는 중요치 않다. 다만, 쌀 소비에 대한 걱정이 실생활까지 영향을 미칠 만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10년 전 국민 1인당 쌀소비량은 65.1㎏였지만, 현재는 56.4㎏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이에 농협은 올해 1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범국민 쌀 소비촉진 운동을 펼치고 있다.

범국민 아침밥먹기 운동부터 쌀 가공식품 시장 활성화 등 전사적으로 추진해 현재 지역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 5만톤을 소진하고 코로나19 이전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60㎏를 회복해 쌀값 안정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지금도 각 지역농협은 쌀 수출 계약, 소비 촉진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쌀값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 당 4만5675원으로 1년 전보다 9.3% 떨어졌다. 정부가 공언한 수확기 산지 쌀값 80kg당 20만원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수확기를 맞아 특단의 대책을 내놨지만 가격 안정화에 실패하고 있다"며 "대국민 캠페인 전개와 함께 추가 매입 격리 등 시장의 불신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농촌 농산물을 걱정하는 농협의 마음처럼 우리 국민들도 국산제품 사용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애국마케팅이 보다 절실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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