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1.18 11:39
해당 기술 외국 수출 시 산업부 장관 승인 필요
MBK·영풍이 인수하더라도 매각 시 제약 발생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고려아연의 이차전지 양극재 핵심 원료인 하이니켈 전구체 제조 기술이 정부로부터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받았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일부 사업 매각 또는 해외 기술 이전 시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려아연이 보유한 '리튬이차전지 니켈(Ni) 함량 80% 초과 양극 활물질 전구체 제조 및 공정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국가첨단전략기술로도 함께 인정받았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과 자회사 켐코가 함께 보유한 전구체 원천 기술이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고, 관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관련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 안전보장이나 국민 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정으로 고려아연은 순수 국내 기술로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구체의 국내 자급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있게 됐다. 관련 법령에 따라 해당 기술에 대한 해외 유출 보호 조치도 본격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고려아연이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산업기술로 판정받은 기술은 '리튬이차전지 니켈(Ni) 함량 80% 초과 양극 활물질 전구체 제조 및 공정 기술'이다.
정부는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국가 안보와 국민 경제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다. 현재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조선, 원자력 등 분야의 70여 건이 국가핵심기술로 관리되고 있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통해 국가·경제 안보와 국민 경제적 효과가 큰 기술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한다.
고려아연은 지난 9월 산업통상자원부에 해당 기술에 대한 심의를 신청해 최근 전기·전자 분야 국가핵심기술과 이차전지 분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각각 인정받았다.
이번 판정으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가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인수 이후 일부 제약이 따를 수 있다. 사모펀드는 특성상 투자금 회수를 위해 사업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데,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자산이나 사업을 해외로 매각하려면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당사가 보유한 원천기술을 통해 전체 공정 시간 단축과 공정 비용 절감, 라인 편성 효율 개선 등을 통해 전구체 생산성을 높이고 우수한 품질의 제조가 가능할 것"이라며 "국내 이차전지 소재의 핵심 광물 공급망 다양화를 통해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배터리 산업의 경제 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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