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4.11.13 15:51

13일 기자회견서 발표...향후 주총에서 정관 변경 진행 계획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소액주주 보호·참여 지배구조로 개편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현준 기자)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현준 기자)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빠른 시일 내로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시장 혼란과 주주, 투자자 우려에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사과드린다”면서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소액주주 보호와 참여를 위한 방안을 추진해 주주와 시장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를 기울이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차원에서 고려아연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에 이어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해 이사회의 독립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고려아연은 향후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이사회의 다양성과 주주 소통 강화에 나선다. 외국인 주주와 해외 투자자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시장과 주주의 의견을 경청하고 가감 없이 이사회와 경영진에 전달하는 IR 전담 사외이사 제도도 적극 검토 중이다.

고려아연은 주주 친화적 정책의 일환으로 분기 배당 도입을 추진하고, 배당 기준일 이전 배당을 결정해 예측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는 중간 배당 도입 이후 한층 강화된 배당 정책으로, 주주들에게 예측할 수 있는 수익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하려는 취지다.

소액주주의 보호와 참여 강화도 고려하고 있다. 정관에 소액주주의 권리 보호와 경영 참여 강화를 위한 조항을 포함하고, 지배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가 충돌할 경우 소액주주의 의견을 반영하는 MOM(Majority of Minority Voting)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려아연은 이러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인수합병(M&A)로부터 회사를 지키고, 국가 기간산업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은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장기적인 관점과 성장성을 지키며 대한민국 경제에 이바지해야 한다”며 “주주들과 함께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승리해 회사를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이 최근 악재들로 인해 적대적 M&A의 명분이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영풍은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60일 확정 판결을 받은 데 이어 최근 환경점검에서 재차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또 MBK는 주요 공적자금 위탁운용사 선정에서 잇따라 탈락하며 시장의 신뢰를 크게 잃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이러한 상황에서 적대적 M&A를 저지하고 국가기간산업을 보호하는 것이 회사와 국민 경제를 위한 길이라 강조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유상증자를 철회하게 된 배경도 상세히 설명했다. 지난달 14일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 종료 이후 자사주 공개매수 완료 후 주가 급등이 예상 밖 상황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상황 변화으로, 고려아연 이사회는 이날 유상증자 철회를 결정했다.

고려아연 측은 “이러한 시장 반응과 환경 변화는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할 당시 회사와 이사회가 충분히 예측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지만, 이에 따라 발생한 시장 혼란과 주주분들의 우려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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