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1.18 18:55
북미 정상회담 실무 주도…트럼프 신임 받았단 평가도
동아시아 외교 경험 바탕 대중국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현대차그룹이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성김 고문역을 그룹의 싱크탱크 수장 자리에 앉힌 가운데, 그 배경과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는 지난해 발표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북미산 전기차와 배터리에 대한 세액공제가 확대되자,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늘리기 위해 현지 공장을 준공하며 발 빠르게 대응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관세 인상과 IRA의 축소 또는 폐지 가능성이 제기되자, 현대차그룹은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번 인사는 이러한 글로벌 경영 환경의 변화 속에서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방향 전환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성김 사장이 트럼프 행정부 2기에 대비해 강화될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할 전략적 핵심 자산으로 활용될 것이라 분석했다.
성김 사장은 외교적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차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성김 사장은 미국 부시·오바마·트럼프·바이든 행정부에서 다양한 요직을 맡은 외교 전문가다. 주한 미국대사와 필리핀, 인도네시아 대사를 역임했고, 특히 과거 김정은과 트럼프 간 정상회담에서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로 실무를 이끌었을 정도로 트럼프 정권의 신임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미국 국무부를 은퇴한 이후, 올해 초 현대차 고문 역으로 합류해 그룹의 글로벌 통상·정책 대응 전략, 대외 네트워킹 등을 지원해 왔다.
아울러 성김 사장이 현대차 싱크탱크의 수장으로 임명된 이후, 그의 외교적 역량이 북미뿐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성김 사장은 동아시아 외교와 한반도 문제에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중국과의 외교적 교류에서도 강점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의 폭넓은 외교 네트워크는 중국 내 주요 인사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국의 '꽌시(관계)' 문화는 중국 내 비즈니스와 외교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성김 사장의 과거 경험과 인맥은 현대차가 중국 정부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상환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인사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대응을 위한 정무적 요소 보완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성김 사장은 한반도 문제와 북한과의 협상 경험을 바탕으로, 대중국 수출에도 중요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사”라고 말했다.
이어 성김 사장이 오바마 행정부 시절 주한 미국대사로 재직한 점에 대해선 “외국 대사는 정파적인 부분보다는 해당 국가에 전문성을 갖춘, 이른바 ‘한국통’이 주로 맡는다”며 “그렇기에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에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