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11.27 18:18

수정 경제전망 발표…올해·내년 성장률 전망치 모두 낮출 듯

금통위 회의 모습. (출처=한국은행 홈페이지)
금통위 회의 모습. (출처=한국은행 홈페이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내일(28일) 열린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올해 마지막 회의다. 다음 회의는 내년 1월 16일로 예정돼 있다. 

한은 기준금리는 2021년 8월 연 0.50%에서 0.75%로 인상이 시작돼 작년 1월 3.50%에 도달한 뒤 지속 동결되다가 지난달 3.25%로 0.25%포인트 인하됐다. 3년 2개월 만에 피봇(통화정책 전환)이 이뤄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9월 정책금리를 5.25~5.50%에서 4.75~5.0%로 낮추고 11월 추가로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한은도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한결 수월해졌다. 최근 국내 성장률 전망치도 둔화되면서 경기 부양을 인한 추가 인하 요청도 나오고 있다. 

다만 11월 회의서는 동결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 시장 판단이다. 우선 10월 인하 결정 때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후에도 유지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진 것도 인하에 있어 걸림돌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중순 1410원을 넘나들었다. 당국의 구두개입 등으로 1390원대로 떨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출처=한국은행 홈페이지)
(출처=한국은행 홈페이지)

◆전문가 "11월 기준금리 '동결' 유력"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5일부터 20일 채권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100명)의 83%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고환율 고착화가 우려되고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감소하면서 11월 금통위에서의 동결 예상이 전월(36%)보다 크게 확대됐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안정은 신중한 정책을, 경제는 정책의 완화를 필요로 한다. 반대의 조치가 요구되는 상황이기에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불가피한데 일단은 금융 안정에 마저 집중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며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만장일치 동결을 전망한다"며 "10월 금리 인하 이후의 효과를 지켜보고 대외 환경 변화로 인한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어 동결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및 내년 성장률 소폭 하향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주요 연구기관의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을 고려하면 내년 성장에 대한 시선이 낮아질 것으로 판단되고, 이는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으로 해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성장률 전망치 하향 예고…KDI·IMF "금리 낮춰야" 

최근 대내외 연구기관들은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조언을 곁들이고 있다.

지난 12일 KDI는 올해 성장률을 기존보다 0.3%포인트 낮춘 2.2%로 제시하며 금리 인하를 주문했다. KDI는 "통화정책의 1차적 목표가 물가안정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기조적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2%)를 하회하기 시작한 최근 상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에는 지난 수년간 높은 물가상승세에 대응하기 위해 취해진 고금리 정책을 점진적으로 정상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인하를 권고했다. 연례협의를 위해 방한했던 라훌 아난드 IMF 한국 미션단장은 지난 20일 "인플레이션은 한은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으나,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가 적절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IMF도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의 경우 KDI와 IMF 모두 2.0%로 전망했다. 기존보다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 잠재성장률(2%)을 밑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한다. 올해 2.4%, 내년 2.1%로 제시 중인 성장률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올해 성장률을 2.1~2.2%로 하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장의 관심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에 더 쏠려 있는데, 정책당국이 2% 달성 가능성을 많이 언급했고 11월 금리 동결을 뒷받침하려면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2.0%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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