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2.27 09:00
⑥러-우 전쟁, 北 참전 ⑦금투세 폐지·가산자산 과세 유예 ⑧삼성전자 주가 4만원대 추락 ⑨전기차 '캐즘' ⑩비트코인 10만달러 돌파

올해 전 세계는 불확실한 미래와 싸우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끝없는 전쟁 속, 북한의 파병 소식은 전쟁 확산이라는 불안감을 심었다. 트럼프 당선인이 러-우 전쟁을 조기 종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제3국의 참전으로 인해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우리나라 대들보인 삼성전자의 미래도 밝지 않다. 올해 주가가 4만9900원까지 떨어지며 투자자로부터 외면 받았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셌는데, 이들은 삼성전자의 사업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결국 반전 카드는 고대역메모리칩(HBM)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느냐에 달린 것으로 관측된다.
자동차 업계도 시시각각 바뀌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다. 그동안 전략 목표로 내세웠던 전기차 수요가 줄면서 전면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단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종으로 숨고르기에 나섰다.
금융권은 변화에 얼마나 대응했느냐에 따라 자산 규모가 달라졌다. 특히 가상자산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상승으로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했던 서학개미 역시 자산을 불리며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국내 역시 증시 활성화를 위해 금투세 폐지에 나섰지만 아직 눈에 띄는 효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뉴스웍스는 올 한 해를 관통한 10대 뉴스를 5개씩 상, 하로 나눠 2회에 걸쳐 연재한다.
◆3년째 이어진 러-우 전쟁…북한 참전 새국면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이 3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유럽과 미국 등 서방의 무기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가 선전하고 있었지만, 북한의 개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특히 무기 지원이 아닌 직접 참전으로 인해 자칫 세제전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높다.
일단 북한과 러시아는 참전 여부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영상 자료와 포로 진술 등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북한의 파병설은 사실로 드러났다.
북한이 병력을 지원하게 된 배경은 러시아를 통해 경제적 이익과 군사 기술 지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여름 대규모 홍수로 인해 수 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최근 자강도와 평안북도에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주택단지 건설을 완료했다. 수해 복구 자금은 러시아가 준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공공정책 및 외교 연구소 '브루킹스'는 "북한이 러시아에 즉각적인 군사적 지원을 한다면 종전 이후 러시아로부터 추가적인 경제적 이익과 더 큰 군사 기술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위성과 로켓 기술이 포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북러조약을 체결했고, 이달 초 공식 발효됐다. 이 조약은 양국 중 한 나라가 무력 침공을 당할 경우 다른 한쪽이 군사적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간접 지원 중인 유럽과 미국은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의 군사 지원은 이미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며 "병력 파병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추가적인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투세 4년 만에 폐지…가상자산 과세도 2년 유예
올해 개인투자자의 가장 큰 소망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였다. 야당인 민주당이 강하게 밀었지만, 민심이 사나워지자 결국 폐지로 가닥을 잡았다.
국회는 12월 본회의 마지막 날, 금투세 폐지와 가상자산 유예 등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했다. 개정안은 재석 의원 275명 중 찬성 205인으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여야가 모두 법 개정에 동의한 셈이다.
일단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주식시장에서 얻은 이득에 대해 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데 안심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5000만원 이상 소득을 얻으면 초과 소득의 20%를 부과한다.
2020년 문재인 정부 시절 금투세 도입을 발표한 뒤 2022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2년 동안 유예기간을 가졌다, 따라서 시행 시기는 2025년 1월 예정돼 있었다.
이번에 금투세가 폐지되면서 가상자산 과세 역시 폐지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가상자산에 대한 세금 부과 역시 2022년 도입 예정이었다. 하지만 가상자산거래소 등 관련 사업자들이 인프라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으로 1년 미뤄졌다.
이후에도 가상자산 여건과 투자자 보호제도 정비 등을 이유로 다시 2년 미뤄줘 2025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국회에서 2년 유예를 결정하면서 도입 시기는 2027년 1월로 밀렸다. 일각에선 정치권이 가상자산 과세를 쟁점 소재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기의 삼성전자 '4만전자' 추락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1월 14일 1.38% 하락하며 4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4만원대로 주저 앉은 것은 4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연초 삼성전자는 7만8000원으로 출발해 7월에는 장중 8만8800원까지 올라 연고점을 갱신했다.
삼성전자가 내리막길을 걷게 된 이유는 메모리반도체 비관론 때문이다.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의 2분기 실적 전망이 어닝쇼크를 예고하면서 반도체 업종 전체로 위기설이 번진 셈이다.
여기에 HBM 사업에서 경쟁력을 상실하며 SK하이닉스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지금도 엔비디아의 퀄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비해 구형 반도체 의존도가 큰 편이다. 여기에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가 물량 공세에 나서고 있어 D램 가격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어 매출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마이크론도 "최근 중국 기업들이 DDR4를 비롯한 구형 제품 공급을 늘리고 있다"며 "중국이 올해 D램에서 한 자릿수 중반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같은 삼성전자의 경쟁력 약화는 투자 심리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9월 이후 삼성전자 주식을 19조83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 9월 3일부터 10월 25일까지, 33거래일 동안 매일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 팔면서 역대 최장 순매도 기록을 갈아치웠다.
삼성전자는 적극적으로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다. 자사주 매입을 위해 10조원을 투입하고 3개월 내 3조원 어치의 주식 소각 계획을 밝혔다. 최근 미국 반도체 보조금이 확정됐다는 소식도 이어져 ‘5만전자’로 방어선을 쳤다. 그러나 인공지능 열풍에서 소외됐다는 평가가 제기되면서 삼성전자가 마지노선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 '캐즘' 장기화…글로벌 車 업계 전략 수정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올해도 이어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략 수정에 나섰다.
전기차 생산을 줄이는 한편 대체 차종으로 하이브리드를 전면에 내세워 생존력을 높인다는 계산이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 대응해 2026년 세계 전기차 생산량 목표를 기존 150만대에서 100만대로 대폭 축소했다. 볼보는 2030년까지 전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철회했다. 미국의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도 전기차 생산 계획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는 대신 하이브리드를 전략 차종으로 바꿨다.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강자인 도요타는 전기차 목표치를 줄이는 동시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생산 확대를 선언했다. 볼보도 전체 매출의 90%를 전기차와 PHEV의 판매로 채우겠다는 새 목표를 제시했다.
국내도 변화에 발맞춰 전략 수정에 나섰다. 현대차는 현재 7개 차종에 적용되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2028년까지 14개로 확대하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기아 역시 올해 6개 차종에서 2028년까지 9개 차종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한다.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차 전략을 강화하면서도 전기차 전환에 대한 목표는 유지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제시한 2030년까지 전기차 200만대 판매 목표를 올해도 재확인했으며, 기아도 같은 기간 전기차 160만대 판매 목표를 수정하지 않았다.
특히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한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올해 10월 완공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이 공장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혼류 생산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이 공장에서 현대차 최초 대형 전기 SUV인 아이오닉9를 생산할 예정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대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지원이 폐지될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비트코인 역대 최고액 갱신…트럼프 당선 훈풍
올해 투자자들에게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단연 '가상자산'이다.
가상화폐 대장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지난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 확률이 높아지자 함께 급등했다. 트럼프의 승리가 확정된 지 한 달 뒤인 12월에는 각각 10만달러, 1억원을 넘어서며 심리적 저항선을 뚫어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데에는 여러 호재가 작용했다.
먼저 친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한 트럼프는 대선 승리 시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관련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기금을 추진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또한 트럼프가 친암호화폐 인사로 분류되는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차기 SEC 위원장으로 지명한 점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키웠다.
아울러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옵션거래가 가능해진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 상품 출시가 기관 투자자들의 암호화폐(가상화폐) 노출을 더욱 증가시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랠리하자 나머지 알트코인들도 동반 상승세를 탔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을 비롯해 테더, 리플, 솔라나, 도지코인 등이 함께 올랐다. 특히 리플의 경우 이달 초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인 빗썸과 업비트에서의 하루 거래대금이 10조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 금리 인하 전망 횟수를 기존 4차례에서 2차례로 축소한 영향에 조정기를 겪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의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자산 트레이딩 업체 아르벨로스마켓의 션 맥널티는 "연말까지 비트코인 9만달러를 유지해야 하지만, 그 아래로 내려가면 추가 청산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