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26일 발의했다. 범야권이 일제히 탄핵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대국민담화를 통해 "헌법재판소의 구성과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합리적인 국민이 이견 없이 수용할 수 있는 현명한 해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담화 직후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는 등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가 적법 절차에 따라 선출한 헌법재판관 임명을 권한대행이 제멋대로 거부하는 것은 국회의 권한 행사를 방해하고 내란을 연장하는 헌정 유린"이라며 "헌정 질서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해 내일 한 총리를 탄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선민 조국당대표 권한대행 등 소속 의원들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는 과반이 아니라 3분의 2에 육박하는 찬성으로 신임 헌법재판관 3명을 선출했다. 국민을 대의한 것인데 한 총리는 '여야가 합의해 오라'고 했다"며 "거의 모든 국민은 여당이 반대하는 것을 알고 있는데, '합의해오라'는 것은 임명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극우 세력의 순교자가 되려고 하는 듯 하나 을사오적에 맞먹는 '갑진오적'이 될 뿐"이라며 "이제 다른 방법은 없다. 한 총리가 혹시라도 애국하는 마음이 있다면 스스로 족함을 알고 물러나라"고 주문했다.

정혜경 진보당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농민 숨통을 조이는 데에는 거침없이 권한을 행사하더니 국힘과 윤석열을 향하니 '자제하겠다'는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는 내란 동조이자 반란"이라며 "계속해서 탄핵 절차를 방해한다면 한 권한대행에게 남은 것은 탄핵 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한 권한대행은 양곡관리법 등 6개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의 탄핵안 발의에 여당인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규탄대회를 열어 "29번째 탄핵소추안이 제출됐다"며 "민주당의 탄핵 쓰나미가 이제 국정 마비를 넘어 국정을 초토화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 권한대행 탄핵은 우리 경제를 수렁으로 몰아넣고, 정상 가동을 시작한 한미외교, 한일외교는 또다시 마비될 것"이라며 "경제 파괴, 안보 파괴, 외교 파괴, 탄핵으로 국정을 마비시키고 초토화시키는 민주당이야말로 내란 정치를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한 권한대행 탄핵을 시작으로 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 등 차기 권한대행을 또 겁박하고, 그 겁박을 들어주지 않으면 차례차례 탄핵을 시킬 것"이라며 "민주당이 탄핵을 서두르는 이유는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를 위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