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1.30 14:00
청소년 68.9% 사교육 집중…주당 11.1시간 학교 밖 공부
기성세대인 부모는 10대 자녀들이 아직 어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걱정보다 자립적이고 경제 개념도 확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본인 스스로 용돈을 관리하고 부족한 금액은 아르바이트하면서 스스로 해결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우리은행은 국내 만 14~18세 청소년, 3728명을 설문조사해 이와 같은 청소년 일상생활을 담은 틴즈 다이어리를 발간했다.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우리나라는 수능 시험 날 비행기도, 기차도 잠시 멈춘다. 그만큼 청소년들의 미래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험에 전국민 관심이 쏟아진다. 청소년들에게도 대학 진학은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대학교 명성보다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 적성순…목표 성적 얻기 위해 사교육 진행
청소년 10명 7명은 대학 진학을 원했다. 성적이 높을수록 대학에 진학하려는 의향을 보였으며 대학교 진학이 인생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학교 명성과 전공 중 무엇이 더 중요하냐는 질문에 전공(58.2%)이 대학교 명성(41.8%)보다 조금 더 높았다. 전공 선택 기준을 묻는 질문에는 48.4%의 청소년이 적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이어 성적 커트 라인에 맞는 전공(15.9%),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전공(15.1%), 취업이 잘 되는 전공(12.1%) 순으로 답했다.
다만, 경제 계층이 높고 성적이 좋은 학생일수록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전공을 선택했다.
청소년들은 자신이 목표한 성적을 갖추기 위해 사교육을 받고 있다. 사교육을 받는 청소년은 68.9%에 달했다. 수도권 지역, 특히 서울로 갈수록 사교육 참여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 경제 계층 인식 수준과 학업 성적이 높을수록 사교육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교육을 통해 선행학습을 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복습하는 방식으로 성적 향상에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사교육 시간은 주당 11.1시간으로, 하루 평균 2시간 내외로 집계됐다. 청소년의 66.8%는 종합·단과 학원에 다니고 있으며 43.2%는 인터넷 강의를 수강 중이다. 학습지를 활용하는 청소년도 11%로 나타났다.
두 가지 이상의 사교육 병행은 청소년들이 겪는 입시 경쟁을 보여준다. 중학생은 종합·단과 학원에 다니거나 학습지를 활용하는 비율이 높은 반면 고등학생은 학원 수업과 인터넷 강의를 듣는 비율이 높았다.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는 경우 특정 기간 무제한 수강을 할 수 있는 패스 상품을 이용하는 청소년이 60%를 기록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에게 인터넷 강의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줄여주는 새로운 선택지로 풀이된다.

◆"부모님과 같은 직업은 싫어요"…성인이 되면 해외여행부터
부모님과 같은 직업을 갖는 것에 대해 청소년은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이와 같은 질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한 비율은 22.9%, 보통은 29.3%인 반면 부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은 47.8%를 기록했다.
왜 부모님과 같은 직업을 가지고 싶지 않은지를 물었을 때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다는 이유가 70%를 차지했다. 전공 선택에서 적성을 중시했던 것처럼 직업 선택에서도 적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청소년의 특징이 드러난 결과로 보인다.
성인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활동으로 해외여행을 꼽았다. 공부 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다만, 아직은 혼자 또는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떠나기엔 경제적 부담이나 부모님의 허락이라는 현실적인 벽이 있어 꿈으로만 간직하고 있다.
해외여행 외 아르바이트, 운전면허 취득, 기숙사·자취 생활, 자유로운 연애, 외모 관리 등이 선택됐다.
성별마다 차이를 보였는데, 남학생은 운전면허 취득과 자유로운 연애를 하고 싶다고 답했고 여학생은 외모 관리와 해외 교환학생·어학연수를 하고 싶다고 답했다.
흔히 성인이 되면 술을 마신다거나 클럽에 가고 싶어 하지 않을 막연하게 추측하는 것과 다르게 주점·클럽·축제를 경험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4.7%로 가장 낮았다.

◆부자라면 연봉 2억원은 돼야…자수성가보다 부동산·주식 투자로 자산 늘려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부자는 최소 월평균 1787만원(연봉 2억원)의 소득과 평균 359억원의 자산 보유를 기준으로 삼았다. 부자에 대한 자산 기준이 매우 높다는 점은 청소년들이 자산에 대한 경제적 개념을 아직 명확히 형성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부자가 되는 방법으로는 '높은 근로 소득 확보'가 30.7%로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상속과 증여 ▲적극적 투자 ▲사업체 운영 등 다양한 방법도 선택됐다.
부자가 많은 직업군에 대해서는 개인 사업자나 전문직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남학생은 여학생에 비해 개인 사업자를 고소득 직업군으로 생각했지만 여학생은 연예인 직군을 높은 소득을 얻는 직업으로 생각했다.
부자에 대한 이미지는 성실하고 자신감이 있으며, 야망이 있고 교양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부를 추구하는 태도가 과거보다 더 개방적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적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자의 이상적 이미지와 현실 속 이미지는 '성실하다'와 '교양있다' 부문에서 차이를 보였다. 성실하게 일해서 부를 얻는 방식보다는 부동산이나 주식투자, 집안의 재력 등이 부자를 결정짓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야심이나 자신감 측면에서는 부자에 대한 이미지와 실제 이미지와 큰 차이가 없었다. 또 현실적인 이미지에서 배려심이 깊다거나 다정한, 타인 지향적 태도는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원만한 대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이익에 집중하는 것을 부자의 주요 특징으로 인식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