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진은영 기자
  • 입력 2025.01.30 15:00

美 정부 IT시스템 개선 사업…국내 기업에 '기회'
내달 멕시코 25% 관세 부과…발 빠른 대응 필요

강변북로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사진=박성민 기자)
강변북로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진은영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지 열흘가량이 지났다. 국내 주식시장은 당초 우려와 달리 '금리 하락', '달러 약세', '주가 상승'이라는 금융 환경이 조성되면서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다수다. 전문가들은 2월 코스피가 등락을 반복하며 횡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승 동력이 없다는 게 아쉽지만, 하반기 상승 기반을 만들 테스트 과정이란 평가도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인 지난 24일 코스피 지수는 2536.80포인트에 마감했다. 설 연휴에 앞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며 투자 심리가 일부 개선된 모습이다. 

증권가는 다음 달 코스피 지수가 2450~2650포인트 사이에서 중립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바이든 전 행정부 내 78건의 행정조치 폐지 등 대통령 권한인 행정명령을 내렸다. 핵심 공약인 '관세'는 즉각적인 조치보다 무역협상 여지를 두며 시간을 뒀다. 이 때문에 아직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갖춰지지 않았단 평가가 나온다.

통상 미국 대통령 취임 후 행정부 공식 확정까지는 대략 100일간의 정치·행정적 공백 기간이 발생한다. 과거 미 대통령들의 행정부 확정까지 소요 기간을 보면 ▲빌 클린턴(50일) ▲W.부시(94일) ▲버락 오바마(98일) ▲조 바이든(62일) 등이었다. 즉, 취임 초 행정부는 시장과 허니문 과정을 겪은 뒤에야 본격적인 행정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다.

그럼에도 확실한 투자 재료는 있다. 발표된 행정명령 중 테크 산업에 대한 내용이다. 미 행정부는 각 정부 부서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연방 정부 IT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현대화를 전략적으로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자동화 시스템을 제공하는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연방 정부 계약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와 AI 플랫폼 시장에서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시장 확대 수혜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소프트웨어 종목으로는 올해 하반기부터 생성 AI 실적 기여가 기대되는 세일즈포스, 서비스나우, 어도비, 워크데이 등이 유망종목으로 꼽힌다. 데이터 플랫폼 관련 사용량 정상화에 따른 기대 종목은 몽고DB, 스노우플레이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의 미국 앨라배마 법인. (사진제공=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의 미국 앨라배마 법인. (사진제공=HD현대일렉트릭)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 ▲삼성SDS ▲삼성전기 ▲한화시스템 ▲한화솔루션 ▲리노공업 등의 종목이 유망하다는 진단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업황이 여전히 견조하며, 글로벌 업체 대비 밸류에이션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미국의 데이터센터 증설과 미국으로 돌아오는 제조업으로 인해 전력수요 수혜가 가능하다.

삼성SDS는 고성장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CSP)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추가 건설이 예상된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솔루션은 신규 수주 증가와 업황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제기됐다.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 수혜 종목은 화석 에너지 탐사·개발·생산과 교통·운송 등 전통 인프라 투자 확대 관련주, 방위산업, 원자력 발전 관련 밸류체인 등이 꼽힌다.

단, 다음 달 1일부터 발동될 멕시코 25% 관세 정책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일부 차종을 생산하고 있어 관세 부과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멕시코에 가전 생산공장을 소유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말부터 생산시설을 미국과 한국으로 옮기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에서 생산 중인 냉장고 물량 일부를 광주 공장으로 이전하고, 프리미엄 제품은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도 멕시코에서 생산 중인 냉장고를 미국 테네시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 중이며 공장을 4배 확장 가능한 부지도 이미 마련해 놨다.

자동차 업계도 관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차량은 약 348만대로 미국 연간 판매량의 21.8%를 차지한다. 현대차그룹의 멕시코 생산 후 미국 수출 차량은 약 16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메타플랜트 신규 공장 가동을 시작해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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