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03.08 12:00
강은영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사진제공=NH투자증권)
강은영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사진제공=NH투자증권)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연금개혁과 정년연장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또 다른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는 우리나라가 2018년에 고령사회에 진입한 지 불과 7년 만인 2024년 12월 말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 점이다. 

초고령사회란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20% 이상인 사회를 말하는데, 행정안전부의 '2024년 주민등록 인구통계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전체의 20.03%에 이르렀다. 놀라운 점은 프랑스가 39년, 영국이 50년, 독일이 36년이 걸린 것과 비교할 때,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주목할 만한 또 다른 현상은 고령층의 고용률 증가라 할 수 있다. 만 55세에서 79세 사이의 고용률은 2013년 53.1%에서 2024년 59.0%로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이는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은퇴 시기를 늦추려는 욕구가 커지면서, 퇴직한 후에도 계속 일하려는 고령층이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 연령대의 사람들이 앞으로 계속 일하기를 원하는 비율은 꾸준히 증가해 2013년의 64.1%에서 2024년에는 69.4%에 이르렀다. 고령층의 실제 취업률이 59%임을 고려할 때, 여전히 10.4%의 고령층이 일을 원하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많은 고령층이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하려는 주된 이유는 충분하지 않은 노후자금 때문이다. 또한 부족한 연금과 자녀로부터의 경제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도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고령자 중 76%가 '본인 및 배우자 부담'으로 마련하고 있으며, '자녀 또는 친척지원'이 12%, '정부·사회단체 지원'도 11%에 불과하다. 

특히 '자녀 또는 친척지원'은 10년 전 28.8%에서 절반 이상 감소한 반면 생활비를 주로 '본인 및 배우자가 스스로 부담'하는 경우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연령대의 고령층이 일하기를 원하는 나이를 살펴보면, 평균 73.3세로 많은 은퇴 세대가 정년과 상관없이 평생현역으로 일하기를 원하는 모습이다.

고령층이 70대까지도 경제활동을 계속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노후의 3대 불안요소로 종종 언급되는 것은 돈, 건강, 그리고 외로움이라고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50~60대의 은퇴 세대가 계속해서 일하는 것은 단순한 경제적 안정 이상의 여러 이점을 제공한다. 

첫째, 일을 지속함으로써 소득의 급격한 감소를 방지해 생활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는 경제적인 안정성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완화해 노후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둘째, 일을 통해 얻는 즐거움과 성취감은 정신적·신체적 활력을 제공해 스스로를 보다 젊고 활기차게 느끼도록 해준다. 이는 전반적인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셋째, 일하면서 형성되는 인적 네트워크와 사회적 유대관계는 정서적 안정감을 주며, 외로움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된다.

많은 사람은 경제적 여유 속에서 생계를 위한 걱정 없이 노년을 보내는 삶을 꿈꾼다. 이를 실현하는 방법으로, 미국의 저명한 재무 설계자이자 라이프코치인 스테판 폴란과 마크레빈은 그들의 저서 '다 쓰고 죽어라(DIE BROKE)'에서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은퇴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그중 하나가 '은퇴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나이라는 인위적인 한계에 스스로의 사회적 능력을 가두지 말고 계속 활용하라는 뜻이다. 저자들은 일자리가 점점 사라지는 현대 사회에서 끊임없이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서고 싶다면 은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사회가 정한 정년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어떤 형태로든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노후의 세 가지 불안을 동시에 해결하는 열쇠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강은영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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