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5.03.10 15:07
지난 6일 경기 포천시에서 한미 연합훈련 도중 전투기의 폭탄이 민가에 떨어지는 오폭 사고가 발생,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6일 경기 포천시에서 한미 연합훈련 도중 전투기의 폭탄이 민가에 떨어지는 오폭 사고가 발생,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공군은 지난 6일 경기도 포천 지역 민가에서 발생한 전투기 오폭 사고와 관련해 "표적좌표 오입력에 따른 오폭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실무장 포적 좌표 중복 확인 절차를 보완하고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군은 10일 '전투기 오폭 사고 조사결과' 중간발표를 열고 재발방지 대책과 관련해 "현재 수행 중인 표적 좌표 확인 절차에 더해 ▲최종 공격단계 진입 전 편조 간 표적 좌표를 상호 확인하는 절차 ▲중앙방공통제소(MCRC)에 실무장 전담 통제사 지정 및 임무 편조와 표적 좌표 확인 절차를 추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오전 10시 4분경 화력 실사격 훈련 중이던 KF-16 전투기 2대는 MK-82 일반폭탄 8발을 원래 목표 지점인 사격장보다 10㎞가량 떨어진 지점에 낙탄돼 민간 피해가 발생했다.

공군에 따르면 해당 전투기 조종사는 최초 폭격 좌표를 잘못 입력한 뒤에도 3차례 표적 확인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군은 "사고 전날인 5일 해당 편조 조종사들은 비행 준비를 하며 다음날 실무장 사격을 위한 좌표를 입력했다"며 "1번기 조종사가 표적을 포함한 경로 좌표를 불러주고 2번기 조종사가 JMPS에 입력했는데, 이 과정에서 표적 좌표가 잘못 입력됐다"고 설명했다. 

위도 'XX 05.XXX'을 'XX 00.XXX'로 오입력했지만, 조종사들은 좌표 입력이 올바르게 됐는지 재확인을 해야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이륙 전 최종점건단계에서 1·2번기는 경로 및 표적 좌표를 재확인했으나, 이때도 1번 조종사는 입력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또 정해진 탄착시각(TOT)을 맞추느라 조급해져 표적을 정확히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했음에도 맹목적으로 '표적 확인'이라고 통보하고 폭탄이 투하됐다.

공군은 "비정상 상황 발생 시 조종사가 신속하게 전파하고 적절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보고체계를 점검하고 강화하겠다"며 "오폭 사고조사 결과를 전 조종사에게 교육해 실무장 훈련에 대한 경각심과 책임감을 제고하고 주기적으로 비정상 상황 조치 훈련을 통해 대응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지휘관의 관리 책임도 강화하기로 했다. 공군은 "주요 실무장 임무 시 부대 지휘관에게 비행계획과 임무 결과를 대면 보고하고, 대대장이 브리핑에 직접 참여해 임무준비상태 및 수행능력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비정상 상황에 대비해 중첩적으로 임무를 통제하기로 했다. 공군은 비행시현체계(ACMI DDS)와 MCRC 전담 콘솔을 운영해 임무진행 상황을 중첩 감시하겠다"고 했다.

사고에 따른 피해주민 지원에 대해서는 "오폭 현장 및 병원에 신속지원팀과 의무팀, 상생협력팀을 파견해 식사·숙소 지원, 의료 지원, 피해 복구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오폭 사고로 큰 피해와 고통을 겪으신 주민들이 국가배상 절차에 따라 신속한 배상을 받으시도록 포천시, 국방부 등과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공군이 국민의 안전에 위해를 가했다"며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였고, 다시 일어나서도 안 될 사고"라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 총장은 "초유의 오폭 사고로 국민들의 평온한 일상을 무너뜨리고, 다치게 하고, 재산피해를 입힌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불의의 부상을 당한 노곡리 주민들과 장병들에게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아직 병상에 계신 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은 참모총장인 제게 있다"며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뼈를 깎는 각오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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