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6.12 10:40
'아메리카 갓 탤런트'서 사족보행 로봇 단체 군무 선보여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미국 방송사 NBC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 5대가 단체 군무를 선보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아메리카 갓 탤런트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로봇 댄싱으로 역사를 새로 쓰다'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아메리카 갓 탤런트는 일반 참가자들이 출현해 노래나 춤, 마술, 성대모사 등 자신만의 재능을 뽐내는 프로그램이다. 공연이 끝나면 4명의 심사위원이 각자 '예스' 또는 '노'로 평가하며, 예스를 셋 이상 받으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영상을 보면 무대에 오른 스팟 다섯 대가 퀸(Queen)의 '돈 스탑 미 나우(Don't Stop Me Now)'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스팟은 함께 모였다가 퍼지기도 하고 좌우로 흔들며 멋진 댄스를 선보였다. 로봇 팔의 앞부분이 가사에 맞춰 실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동작도 했다.
하지만 다섯 대 모두가 완벽한 모습을 보이진 못했다. 노래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한 대는 동작을 멈추며 주저앉고 말았고, 무대가 끝날 때까지 나머지 네 대만으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관람객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한 심사위원은 "하나의 로봇이 멈춰서 있는 게 나았을지 모른다. 이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심사위원은 "고칠 수 있는 거냐"고 물었고, 보스톤다이내믹스의 연구원이 "물론이다. 보스톤다이내믹스에는 '만들고, 부수고, 고친다'라는 말이 있다"고 답했다.
그 순간 주저앉아있던 스팟 1대가 정상 작동하며 일어섰고, 무대 중앙으로 이동해 힘차게 다시 춤을 추자 큰 함성이 쏟아졌다.
다른 심사위원은 이런 광경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무대라고 평가했고, 또 다른 심사위원은 훌륭한 무대를 선사해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네 명의 심사위원 전원이 스팟의 무대에 대해 "예스"를 주며, 다음 무대를 기약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측은 "춤추는 동작에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매끄럽고 감정적인 동작 구현이 가능했다"며 "추후 방송에 다시 초대받는다면, 스팟을 활용한 새로운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 로봇 전문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강화 학습 기반의 지능형 로봇 개발을 위해 역량을 지속 높여 나가고 있다.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는 이르면 올해 연말 완성차 생산라인에 투입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