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6.12 14:54
"자산·부채 중 하나만 취사선택할 순 없어…자산만 취하려는 게 기회주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퇴임 기자회견'에서 "저는 윤석열 정권 탄생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이후 저에게는 ‘친윤’, ‘윤핵관’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어 다녔다"고 회고했다.
이어 "저는 대통령에게 아부한 적도 없고, 특혜를 받은 적도 없다"며 "인수위에도 들어가지 않았고, 윤석열 정부 내각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저는 대선 시기부터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까지 윤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쓴소리를 한 바 있다"며 "이로 인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중도에 포기한 바도 있다"고 피력했다.
계속해서 "더욱이 저는 2022년에 이미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제가 자리에 무슨 욕심이 있었겠느냐"며 "저는 원내대표 출마 선언 당시 밝힌 것처럼,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독이 든 성배'를 마셨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해 12·3 계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계엄은 위법적인 계엄"이라며 "정치적으로 대단히 잘못된 선택이다. 지금도 왜 계엄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평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떠나더라도 당은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거치면서 저희 당은 분열했다. 그 상처는 아직도 남아 있다"며 "분열한 탓에 정권까지 넘겨주었다. 저는 과거의 오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통과와 관련된 자신의 견해도 밝혔다. 그는 "일단 당은 단일대오를 유지하면서 탄핵소추안 통과를 최대한 늦춰보려고 했다. 그리고 당시는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재판이 남아 있었다"며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판결이었다. 사법부의 공정한 판결을 기대하면서, 탄핵소추안 통과를 늦춰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시간을 벌어야만 조기 대선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지형을 만들 수 있고, 이러한 희망이 있어야만 우리 당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원내대표 재임기간에 대해 "저는 원내대표 재임기간 내내 민주당과 강하게 맞서 싸우면서도, 국민의힘 내부로부터 부당한 비난을 받았다"며 "그러나 하나하나 대응하지는 않았다. 당내 갈등이 부각될수록 선거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당의 위헌, 위법적 악법을 막아야 했기 때문에 최대한 당 의원들을 다독이면서 참고 또 참아왔다"고 덧붙였다.
특히 "우리는 윤석열 정부의 실패와 탄핵,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를 반면교사로 삼아 성찰과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성찰과 혁신이라는 가치가 당권투쟁으로 오염되지 않기를 바란다. 가업(家業)을 이어받을 때, 자산과 부채는 함께 승계된다. 정당도 마찬가지"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우리는 제1야당이라는 자산이 있으면서, 동시에 윤석열 정부의 실패와 탄핵이라는 부채도 있다. 하지만 자산과 부채 중 하나만 취사선택할 수 없다"며 "당의 일부가 자산만 취하면서, 다른 일부에게 부채만 떠넘기려는 행태는, 가능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다. 이것은 기회주의이면서 동시에 분파주의"라고 규정했다.
끝으로 "우리는 이와 같은 행태를 극복해야 한다. 이제 누구 탓을 하며 분열하지 말자. 같은 당의 동지를 절멸의 대상으로 보지는 말자"며 "이제 차기 지도부가 우리 당의 아픔을 잘 치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