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6.13 10:34
'20조+α' 2차 추경 편성 속도전…통상리스크 대응 총력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정부가 '경기 우려' 진단을 이어갔다. 새정부 출범에도 하방압력이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 고용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 둔화 등 경기 하방압력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는 주요국 관세부과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지속 및 교역·성장 둔화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1분기 우리 경제는 0.2% 역성장했다. 2분기 성장률도 0.5%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은행의 올해 연간 성장률을 0.8%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도 둔화흐름이 관찰된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수출액은 2752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올해 월간 수출은 1월(-10.1%) 대폭 감소 후 2월(0.7%)과 3월(2.8%), 4월(3.7%) 연속 증가했으나 5월(-1.3%) 재차 감소 전환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10일 '6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이 부진한 가운데 미국 관세인상으로 수출도 둔화되면서 경기 전반이 미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내수도 부진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2.0%),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4%), 의약품 등 비내구재(-0.3%) 판매가 모두 줄면서 전월보다 0.9% 감소했다. 두 달째 줄었다.

그나마 새정부 출범 기대감 등으로 소비심리가 반등한 점은 긍정적이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전월보다 8.0포인트 상승했다. 2020년 10월(12.3포인트) 이후 최대폭 상승하며 기준인 100을 넘어 '낙관적'으로 전환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88.2까지 떨어졌던 소비심리는 4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선고로 소폭 오름세로 전환한 뒤 6월 3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폭 올랐다.
최근 물가 흐름도 다소 안정적이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7(2020년=100)로 1년 전보다 1.9% 상승했다. 농산물·석유류 가격 하락폭 확대,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폭 축소 등으로 작년 12월 이후 5개월 만에 1%대로 떨어졌다.
새정부는 물가 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제2차 비상경제점검TF 회의를 주재해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 데 진짜인가"라며 관계 당국에 생활 물가 안정을 주문했고,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제1차관은 전날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어 "범부처 역량을 총동원해 체감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 빠른 시일 내 관련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정부는 추경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13조8000억원의 1차 추경이 편성된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0조원 이상 규모의 2차 추경 편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차 추경예산의 경우 5월 말 기준 3조2000억원을 집행해 8조4000억원(70%)의 집행목표를 7월까지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추경예산 가운데 복구계획이 확정된 산불피해 관련 재난대책비 4535억원, 재난폐기물 처리비용 1120억원 등의 교부는 완료했다.
기재부는 "경기 회복, 소비 활성화 및 취약계층·소상공인 지원 등을 위한 추경을 속도감 있게 마련·추진하는 가운데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 피해지원 등 통상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