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광석 기자
  • 입력 2025.06.18 13:28

5월 국제해양방위산업전 이어 국제금속성형전시회 참석 중
이용배 사장 진두지휘로 다진 내실…이제는 수출 중심 공격경영

현대로템 제작 K2 전차. (사진제공=현대로템)
현대로템 제작 K2 전차. (사진제공=현대로템)

[뉴스웍스=안광석 기자] 한때 적자기업으로 불리면서 수년째 내실경영을 이어온 현대로템이 올해 들어 공격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패권 다툼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이란 충돌 등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무기 수출 부문에서 활기가 돌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 5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마덱스)'에 이어 오는 20일까지 일정으로 중국에서 개최 중인 '국제금속성형전시회 2025'에 참가 중이다.

마덱스는 1999년부터 격년으로 개최되는 해양 방위 및 항만 산업의 최첨단 장비와 기술을 총망라한 국내 최대의 해양 및 방위산업 전문 전시회다. 국제금속성형전시회는 금속 성형 산업의 최신 기술과 장비를 선보이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시회다.

현대로템은 두 행사에 올해 처음으로 참가했다. 두 행사 모두 현대로템 주력 부문인 방산·철도·친환경과는 다소 거리가 있으나, 방산 부문 호황에 힘입어 높아진 위상과 기술력을 홍보해 추후 해외 영업에 보탬이 되자는 목적에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마덱스의 경우, 첫 참가에도 다수의 글로벌 군 및 고객사 관계자가 부스에 방문했고, 최근 관심이 높아진 다목적무인차량(UZV) 등 유무인 복합체계 관련 문의가 많았다"고 전했다.

지난 5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마덱스)' 현대로템 부스에 몰려든 해외 군 관계자들. (사진=안광석 기자)
지난 5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마덱스)' 현대로템 부스에 몰려든 해외 군 관계자들. (사진=안광석 기자)

굳이 비핵심 부문 행사까지 찾아 첫인사 하는 현대로템의 여유는 지난 2020년 취임한 이용배 사장의 진두지휘 속에 5년 동안 눈에 띄게 성장한 실적에서 기인한다. 현대로템은 이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8년과 2019년만 해도 방산과 철도 부문 출혈경쟁으로 적자에 허덕이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이 사장 취임 후 ▲비핵심 자산 매각 ▲생산라인 효율화 ▲고수익 사업 추진 전략으로의 전환 ▲사상 첫 K2 전차 완성품 수출 등 내실경영에 집중하면서 재무구조도 서서히 개선되기 시작했다.

2019년 기준 363%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144%까지 떨어졌다. 2019년 1조4820억원에 달했던 총차입금은 1분기 기준 2342억원으로, 여느 대기업 대비 사실상 무차입경영이라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761억원과 20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 354% 급증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7%에 달한다. 지난 수년간 건설 빼고는 모두 잘 나간다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내에서도 보기 드문 수준이다. 주력인 철도사업부를 위시해 영업이익률이 제로에 수렴했던 이 사장 취임 전과 천지 차이다.

방산 부문 호황 바람을 탄 만큼 추후 전망도 좋다. 이 사장 진두지휘 아래 현대로템에 사상 첫 완성품 수출 타이틀을 달게 해준 폴란드 K2 전차 수출은 어느덧 2차 계약을 앞뒀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1000대 공급을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1차 이행계약으로 180대의 'K2GF' 전차를 납품했다. 현재 진행 중인 성능 개량 모델 'K2PL' 2차 공급 계약은 180대 60억달러(약 8조7000억원) 수준이다.

이용배(오른쪽) 현대로템 사장이 지난 2022년 8월 26일 폴란드에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과 K2 전차 1000대 공급을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로템)
이용배(오른쪽) 현대로템 사장이 지난 2022년 8월 26일 폴란드에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과 K2 전차 1000대 공급을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로템)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방산수주 산업 특성상 100% 단언할 수는 없지만, 지정학적 위기 및 양국 우호관계 등을 고려한 정황상 이르면 이달 중 2차 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로템이 보안상 이유로 올해 신년사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보여준 행보대로라면 그간 내실경영을 탈피해 공격경영을 지향하고 있는듯 하다"고 귀띔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K2 전차 폴란드 2차 계약 규모는 K2PL 물량에 기존 1차분의 업그레이드 및 파생형 모델 등이 포함된 만큼, 1차 4조5000억원 대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K2 국산 파워팩 적용으로 중동 포함 다양한 지역 수출 협의가 진행 중으로 연내 추가 계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요 해외 수주 파이프라인과 계약 시점이 불명확하나, 폴란드 2차부터 시작되는 사업 확장 기조는 확실하다"며 "안정적 재무구조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주력 사업인 철도 부문도 출혈경쟁 속에서도 안정적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 2월 모로코 철도청으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2조2027억원 규모의 전동차 사업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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