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6.20 17:54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20일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인가 전 인수합병(M&A) 추진과 매각주관사 선정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매각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이 선정됐다. 앞서 삼일회계법인은 회생절차 조사위원으로 홈플러스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조사보고서는 지난 12일 회생법원에 제출됐고, 홈플러스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상회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관리인은 조사위원의 권고를 받아들여 13일 서울회생법원에 인가 전 M&A를 신청했다.
법원의 이날 결정에 따라 이르면 이달 말 조건부 인수계약자 선정을 위한 투자의향서(LOI) 접수가 시작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주관사 실사와 매각 준비는 2~5주 소요되지만, 홈플러스는 조사보고서가 제출되고 전반적 재무 상황도 공개되면서 빠른 접수가 가능해졌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증권을 비롯해 채권자협의회도 법원 의견조회에서 인가 전 M&A 추진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방식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 뒤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공개입찰을 병행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최종 인수예정자 선정에 약 2~3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대형마트 업황이 좋지 못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수예정자가 결정되면 회생계획안 제출과 관계인집회, 법원의 최종 승인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자본시장에서 홈플러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쿠팡, GS리테일, 네이버, 한화갤러리아, 알리익스프레스 등이다. 홈플러스가 보유한 126개 대형마트와 308개 익스프레스 매장, 6개 물류센터를 아우르면서 합병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인수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인수 후보 다수가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전반적 침체 분위기와 맞물려 인수 의향을 선뜻 밝히지 못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인수 성사가 가능하려면 MBK의 '폭탄 세일'이 전제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한편, 홈플러스 측은 입장자료를 통해 "법원의 승인이 완료됨에 따라 관리인은 인가 전 M&A를 신속하게 완료함으로써 회생담보권과 회생채권을 조기 변제할 계획"이라며 "매각은 신주인수 방식으로 진행되며, 원활한 매각을 돕기 위해 주주사인 MBK파트너스는 보유하고 있는 2조5000억원 상당의 보통주를 모두 무상소각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인수자금은 모두 홈플러스로 유입대 유의미한 재무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매각 진행 시 분할 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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