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5.28 17:30
금정호 사장, 기존 황성엽 대표와 '투톱' 구축
금감원 "ABSTB 불완전판매 여부 추후 검토"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이 각자 대표로 내정된 가운데 좀처럼 진화되지 않고 있는 홈플러스 사태를 해결할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영증권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금 사장을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추천했다. 금 사장이 다음 달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로 선임되면, 기존 황성엽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 체제로 신영증권을 이끌게 된다.
신임 대표로 내정된 금 사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와 석사 과정을 졸업한 뒤 사내에서 기업금융부 이사와 IB 총괄본부장 등을 역임한 IB 전문가다. 신영증권은 금 사장이 주식발행시장(ECM) 내 기업공개(IPO) 부문 실적 증가를 견인한 점을 높게 샀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등과 같이 신영증권도 황 대표가 리테일 등 자산관리(WM) 부문을, 금 사장이 IB 부문을 나눠 총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수장을 맡게 된 금 대표에게 주어진 가장 급한 임무는 홈플러스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손실 사태 진화다. 신영증권은 하나증권, 현대차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4개사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기 직전 ABSTB를 발행한 증권사다. 이들은 지난달 홈플러스를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에 대한 조사는 모두 끝냈다고 밝혔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부문 부원장은 "(신영증권의) 불완전판매 여부보다는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의 사기적 거래행위 성립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채권을 판매한 증권사에 대한 즉시 검사에 나서지 않는 건 개인 투자자들이나 ABSTB 투자자가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은 아니다"라면서 추후 불완전판매에 대한 검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일단 홈플러스는 계속해서 회생 사태의 책임을 증권사 측에 떠넘기고 있다. 지난 21일 홈플러스는 입장문을 내고 "ABSTB 발행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으며, 기업회생절차 역시 사전에 준비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영증권의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없었는지 규명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 측은 ABSTB가 신영증권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 카드사들로부터 홈플러스의 상품거래 카드 채권을 실질적으로 인수한 후, 투자자에게 발행한 금융투자상품이라고 주장했다. 사측이 ABSTB 발행 및 재판매 거래에 전혀 관여할 수 없었단 설명이다.
금 사장은 올해 2월 IB 총괄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자마자 홈플러스 사태를 겪었다. 그는 지난 3월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 참석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를) 우리도 전혀 예측하지 못했고, 채권 발행 시점에 신용등급 하락한다는 건 당연히 모르고 있었다"고 호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영증권이 여타 증권사와 같은 각자 대표 체제를 선택한 것은 IB 부문을 키우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몇 개월간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홈플러스 전단채 사태의 경우 MBK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검찰의) 판단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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