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7.04 16:57

[뉴스웍스=박광하 기자] SK텔레콤이 내부 시스템 해킹, 대규모 고객 유심(USIM) 정보 유출에 대해 사과하면서 타사 이탈 고객에게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4일 내놓으면서 이같이 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SK텔레콤은 민관합동조사단의 SK텔레콤 사이버 침해사고 조사결과 발표 직후 긴급 이사회 등을 거쳐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SK텔레콤 모든 임직원은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사이버 침해 사고에 대해 다시 한번 고객과 사회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은 '약정고객 해지 위약금 면제', 침해사고로 인한 고객의 피해를 원천 차단하는 '고객 안심 패키지', 향후 5년간 총 7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는 '정보보호 혁신안', 2400만 SK텔레콤 고객이 모두 이용 가능한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 등으로 구성됐다.
SK텔레콤은 4월 18일 침해사고 발생 전 약정 고객 중 침해사고 이후 해지한 고객과 이달 14일까지 해지 예정인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을 면제한다. 위약금 면제는 기납부한 위약금을 신청하면 환급하는 형태로 진행 예정이며, 상세 내용은 T월드 웹사이트를 통해 안내 예정이다.
고객 보호를 위한 고객 안심 패키지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최신 사이버 위협까지 대응 가능한 글로벌 톱 수준 모바일 단말 보안 솔루션 짐페리움(ZIMPERIUM)을 SK텔레콤에 가입 중인 모든 고객에게 1년간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해당 솔루션은 준비기간을 거쳐 올 하반기 중 고객에게 제공된다.
이번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한 유심 복제 피해 발생 시 필요한 경우 외부 기관과 함께 피해 보상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사이버 침해 보상 보증 제도'를 도입 예정이다. 사이버 침해 관련 기업 보험 한도를 기존 1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사이버 사고에 대해서도 안정적인 보상이 가능한 체계를 마련했다.

다양한 정보보호 강화조치와 함께 향후 5년간 7000억원에 달하는 적극적인 투자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를 갖추겠다는 내용을 담은 '정보보호혁신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최고 수준 정보보호 인력을 영입하고 내부 전담인력을 육성하는 등 정보보호 전문 인력을 기존 대비 2배로 확대한다. 보안 기술·시스템 강화를 위한 투자액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정보보호 기금 100억원을 출연해 국내 정보보호 생태계 활성화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 기금은 정보보호 관련 유수 대학과 연계한 인재육성과 산학연계 프로그램 운영, 유망 정보보호 스타트업 발굴 및 지원 등 마중물 역할로 인재, 기술, 산업의 주요 요소가 선순환하는 정보보호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보호와 관련한 체계적인 내·외부 검증체계 구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주관하는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 인증 대상을 이동통신 인프라와 시스템으로 확대하고, 공공기관만 의무 시행중인 개인정보 영향 평가도 적용할 예정이다.
사이버 침해 사고와 관련, SK텔레콤을 믿고 기다려준 고객들을 위해 고객신뢰위원회 자문과 이사회 의결을 거쳐 '고객 감사 패키지'를 발표했다. '고객 감사 패키지' 대상은 15일 0시 기준 SK텔레콤 고객,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고객을 포함한 약 2400만 고객이다. SK텔레콤은 8월 통신 요금 50% 할인, 연말까지 데이터 추가 제공, 멤버십 할인 대폭 확대 등 총 5000억원 규모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하면서도 해지 예정일을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해킹 사건으로 SK텔레콤의 모든 고객은 위약금 면제를 받을 권리를 갖게 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면서 "SK텔레콤이 이달 15일 이후 고객에게 위약금을 부과할 경우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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