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5.09.02 09:20

한은 "일시적 요인 소멸…9월 2% 수준으로 높아질 듯"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만에 1%대로 둔화됐다. 석유류 하락세가 지속된 가운데 해킹 보상 차원에서의 SK텔레콤 요금 감면이 물가를 끌어내렸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5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5(2020년=100)로 1년 전보다 1.7% 상승했다. 작년 11월(1.5%)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1월(2.2%) 다섯 달 만에 2%대로 올라선 뒤 2월(2.0%), 3월(2.1%), 4월(2.1%)까지 넉 달 연속 2%대를 기록한 후 5월(1.9%) 1%대로 떨어졌으나 6월(2.2%)과 7월(2.1%) 재차 2%대로 상승했고, 8월 1%대로 떨어졌다. 올해 누적 물가상승률은 2.0% 수준이다.

8월 물가를 품목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년 전보다 2.1%, 서비스는 1.3% 각각 올랐다. 상품 가운데 농축수산물은 4.8% 상승했다. 집중호우와 폭우 여파에 따른 농산물 상승 전환, 축산물 및 수산물 상승폭 확대 등으로 전월(2.1%)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8월 중 농산물(2.7%)과 축산물(7.1%), 수산물(7.5%)이 모두 올랐다. 농산물 중 채소류는 0.9%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주요 등락품목을 살펴보면 전년 동월 대비 돼지고기(9.4%), 국산쇠고기(6.6%), 쌀(11.0%), 고등어(13.6%), 복숭아(28.5%), 달걀(8.0%), 찹쌀(45.6%) 등은 올랐고 배(-37.0%), 당근(-41.8%), 상추(-16.8%), 무(-19.9%), 포도(-7.3%), 호박(-13.8%), 사과(-1.8%) 등은 내렸다.

8월 중 공업제품 물가는 1.7% 상승했다. 석유류(-1.2%)는 내렸고, 가공식품(4.2%)은 올랐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는 두 달째 하락했다. 반면 가공식품 물가는 다섯 달째 4%대 상승했다. 빵(6.5%), 커피(14.6%), 햄 및 베이컨(11.3%), 김치(15.5%) 등을 위주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외 전기·가스·수도는 도시가스(0.4%), 지역난방비(0.3%), 상수도료(3.1%) 위주로 0.3% 올랐다.

SK텔레콤이 유심을 무상 교체하기로 한 첫날인 지난 4월 28일 시민들이 SK텔레콤 공인 대리점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사진=김상우 기자)
SK텔레콤이 유심을 무상 교체하기로 한 첫날인 지난 4월 28일 시민들이 SK텔레콤 공인 대리점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사진=김상우 기자)

지난달 서비스 물가는 집세(0.8%)와 개인서비스(3.1%) 오름세에도 불구하고 공공서비스(-3.6%)가 내리면서 1년 전에 비해 1.3% 상승하는데 그쳤다.

우선 공공서비스는 사립대학교납입금(5.2%), 치과진료비(3.2%) 등은 상승했으나 휴대전화료(-21.0%), 보육시설이용료(-5.4%) 등은 하락했다.

특히 SK텔레콤이 해킹사고에 대한 고객 보상차원으로 지난달 통신요금 절반을 감면하면서 공공서비스(-3.6%) 물가는 하락 전환했다. 휴대전화료는 물가를 0.6%포인트 끌어내렸다. 

집세의 경우 월세(1.1%)와 전세(0.6%)가 모두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외식(3.1%)과 외식제외(3.1%)가 전부 올라 1년 전보다 3.1%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보험서비스료(16.3%), 공동주택관리비(4.1%), 생선회(외식, 5.9%), 커피(외식, 5.6%)등은 오르고 승용차임차료(-4.4%), 국내단체여행비(-5.1%), 해외단체여행비(-1.4%), 국내항공료(-3.3%) 등은 내렸다.

가계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구성된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118.68로 전년동월 대비 1.5% 상승했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1.4%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114.84로 1.9% 상승했다. 2월 이후 처음으로 1%대로 떨어졌다. OECD 방식의 근원물가지수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12.84로 1.3% 올랐다. 공공서비스 하락 전환으로 다섯 달 만에 1%대로 둔화됐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해 "9월 물가상승률은 일시적 하락요인이 사라지면서 2%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가격 상승에도 낮은 수요압력, 국제유가 안정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2% 내외의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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