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8.16 15:53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국에 고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정책과 관련해 정상회담에서 푸틴의 요구가 있었고, 트럼프가 이를 잠정 수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의 임기 동안에 대만 침공 계획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다.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진행된 미·러 정상회담 이후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폭스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푸틴과의 회담 이후 그것(대중국 고율관세)에 생각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관세 문제를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는 중국이 러시아와의 무역거래를 통해서 전쟁 자금을 충당하고 있다며 이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중국에 살인적인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러한 배경을 놓고 볼 때 미·러 정상회담을 통해서 절충안이 마련된 결과로 추정된다. 다만, 트럼프가 중국 관세 부과에서 수차례 말을 바꿨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번복될 여지도 있다.
또한 트럼프는 자신의 임기 동안 대만 침공이 없을 것이라며 시진핑에게 약속을 받았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트럼프는 "그(시진핑)는 나에게 절대 그런 일(대만 침공)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중국과 대만의 문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 비슷한 상황이기에 내가 있는 동안 중국의 대만 침공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 휴전의 핵심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동의"라며 "조만간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만날 자리를 주선할 예정"이라고 3자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트럼프의 이러한 답변에 러시아 측은 트럼프와 푸틴, 젤렌스키가 한 자리에 만나는 3자 회담 논의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했다.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등 구체적 성과물이 없이 '노딜'로 끝난 정상회담이 "3시간 동안 대화하며 많은 부분에서 의견을 같이 했다"며 "상당한 진전을 이뤘고, 다양한 쟁점에 심도 있게 협상했다"고 큰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회담은)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다. 그와 매우 잘 지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세계 1위고 러시아는 2위이기에 두 핵 보유 강대국이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양국 정상은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북부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만나 약 3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가졌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3년여 만에 서방 땅을 밟았다. 향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양국 정상의 만남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기업연구소(AEI) 헤더 콘리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정상회담은 러시아를 미국과 같은 지위로 올려놨고, 그건 푸틴이 갈망했던 것"이라며 푸틴에게 큰 이득이 된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올렉산드르 메레즈코 우크라이나 의회 외교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푸틴이 정보전에서 승리한 결과"라며 "푸틴이 마치 트럼프와 대등한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였고, 푸틴은 자신이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트럼프를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