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5.08.22 09:30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크래프톤이 콘텐츠 중심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며 새로운 가치 재평가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크래프톤은 대표작 '배틀그라운드'의 장기 생명력을 위한 콘텐츠 강화 전략을 지속해 왔다. 2024년 말 신규 맵 '론도' 출시 이후 사용자 반응은 긍정적이었으며, 기존 유저의 충성도를 유지하면서 신규 유입까지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흐름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 2월 11일 공개된 크래프톤의 지난해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 2조7098억원, 영업이익 1조1825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대비 각각 41.8%, 54.0% 성장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7월 29일 발표된 상반기 실적은 매출액 1조5362억원, 영업이익 7033억원을 기록하며 반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2분기 매출액은 6620억원, 영업이익은 2460억원이다.

핵심 IP '배틀그라운드' (사진제공=크래프톤)
핵심 IP '배틀그라운드' (사진제공=크래프톤)

하지만 이러한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크래프톤의 주가는 지난해 실적이 발표된 직후 이틀동안 무려 약 15% 넘게 하락했다. 상반기 실적이 발표된 다음날에도 3.4% 하락한 이후 아직도 발표 당일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는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신작 출시 지연,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의 미흡, 지나친 배틀그라운드 IP 의존 구조를 지적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중장기 전략으로 자체 IP 강화 및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퍼블리싱 역량 확대와 AI 기반 기술 내재화도 추진 중이다. 회사 측은 "2025년부터는 R&D와 게임 개발 파이프라인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개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신작 인조이 (사진제공=크래프톤)
신작 '인조이' (사진제공=크래프톤)

지난 3월 27일에는 신작 인조이를 출시했다. '인조이'는 한국적인 미를 강조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가상현실(VR) 속 인물(조이)들의 삶을 관리하며, AI 기술을 활용한 자유로운 상호작용과 3D 기술을 통한 세밀한 공간 꾸미기 등이 특징이다. 4월 4일에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넘기도 했다.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변화가 기대된다.

크래프톤은 창의성과 기술을 바탕으로 더 나은 게임 경험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ESG 관점에서 사회, 지배구조, 환경에 대한 책임을 실천하며, 이해관계자에게 긍정적인 가치를 더욱 깊이 있게 실현할 방침이다.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제도적 정비 등이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3월 26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97만주, 약 3259억원어치를 장내 매수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시가총액 대비 2% 규모다. 크래프톤은 사들인 자사주의 60% 이상을 소각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실적 기반 안정성은 물론이고, 콘텐츠 확장성과 기술 투자를 통해 내재가치를 키워가고 있다"며 "밸류업 테마에 맞는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간다면, 중장기적으로 주가의 재평가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크래프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51만 원으로 제시했다. 전날 종가 32만7500원보다 55.7% 높은 수준이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기존 핵심 지식재산권(IP)의 성장에 이어 인조이, 서브노티카 등 글로벌 PC콘솔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이라며 "글로벌 신작을 고려하지 않아도 배틀그라운드만으로도 가격 매력이 높아진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성수동에 신사옥을 건설하고 있다. 신사옥은 지하 8층, 지상 17층 규모의 업무 문화 복합 시설로 조성될 예정이며, 연면적은 21만 8093㎡에 달한다. 신사옥은 2028년 완공될 예정이다. 신사옥이 들어서게 되면 성수동은 필로미 빌딩, 서울도시제조허브, 코너50, 우란문화재단, 팩토리얼 성수, 젠틀몬스터 사옥, 크래프톤 사옥까지 '성수동 클러스터'를 형성하며 지역 내 오피스 지형도가 크게 바뀌게 될 예정이다.

성수동 사옥 조감도 (사진제공=크래프톤)
성수동 사옥 조감도 (사진제공=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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