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5.08.25 08:00
한미약품 본사 앞 신호등에 초록색 불이 들어왔다. (사진제공=한미약품)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한미약품이 연구개발(R&D) 중심 성장과 주주환원 확대를 병행하며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연결 기준 매출 1조4955억원, 영업이익 216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2년, 2023년에 이어 최고 실적을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5억원, 219억원 줄었다. 지난 2분기에는 매출 3613억원, 영업이익 6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4% 증가했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 여파로 주가는 지난 2023년말 35만2000원에서 지난해 말 28만5000원까지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본질가치 대비 30~40% 저평가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분쟁이 일단락되고 전문경영인 체제가 자리 잡으면서 기업 신뢰 회복과 '밸류업' 기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과 그룹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 

2023년 10월에는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가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고, 2024년 4월에는 550억원 규모의 자사주 156만주를 소각했다.

지난 1일에는 임직원 대상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보상제를 신설했다. 임직원이 일정 기간의 재직이나 성과 달성과 같은 조건을 충족하면 회사의 주식을 무상으로 교부받는 제도다.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사 수준의 성과 보상 체제를 마련하기 위해 이 조치를 도입했다. 임직원의 장기적 동기 부여와 기업가치 동반 상승을 유도할 방침이다.

한미약품은 연 매출의 14%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미약품)
한미약품은 연 매출의 14%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미약품)

지난해 R&D에는 매출의 14.0%에 해당하는 2098억원을 투입한 한미약품은 올해만 약 23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지난 상반기 누적 연구개발(R&D) 투자액은 1057억원으로 매출 대비 14.1%에 달한다. R&D 인력도 지난 2021년 554명에서 2022년 584명, 2023년 627명, 2024년 675명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2026~2028년에 신규 블록버스터 신약 출시를 목표로 제시했다. 블록버스터 신약은 연 매출 1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는 혁신적 의약품을 의미한다. 구체적인 블록버스터 신약 후보들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 보유한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제품군(아모잘탄·로수젯 등)의 성장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 R&D에 투자해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10년 내에 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실적도 뒷받침되고 있다. 올 상반기 원외처방 매출은 53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특히 자체 개발 제품 중심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매출 효자 로수젯.  (사진제공=한미약품)
매출 효자 로수젯.  (사진제공=한미약품)

대표 품목인 로수젯은 상반기에만 1103억원을 기록했고, 아모잘탄(721억원), 에소메졸(317억원) 등 주요 제품군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9일 리포트를 통해 "한미약품이 올해 '상저하고' 실적 기조로 하반기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회사들의 성장도 하반기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바라봤다. 여 연구원은 "밸류업 정책이 구체적으로 실행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다"면서 한미약품 목표주가로 38만원, 투자의견은 매수(BUY)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한미약품이 R&D 중심 성장 전략, 주주환원 강화, 경영 안정화를 통해 기업가치 재평가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