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5.09.04 10:37

장마 일찍 시작되고 일찍 끝나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바닥분수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뉴스웍스 DB)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바닥분수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뉴스웍스 DB)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올 여름이 역대 가장 더웠던 여름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이 4일 발표한 '2025년 여름철(6~8월) 기후 특성과 원인에 대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7도로 가장 더웠던 지난해(25.6도)보다 0.1도 높아 역대 1위를 경신했다. 평년보다는 2.0도 높았고, 6월 말부터 이른 더위가 나타나 8월 하순까지 지속됐다.

장마철 이후인 7월 말부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작년과 달리 올해는 이례적으로 이보다 한 달가량 일찍 더위가 발생했다. 6월 29일부터 7월 10일까지 2주가량 전국 일평균기온은 1위(7월 4일은 2위)를 기록했고, 7월 8일에는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르는 등 한여름 날씨를 보였다.

7월 하순과 8월 중하순에는 낮 동안 기온이 크게 올랐고, 밤에도 높은 기온이 이어지며 밤낮으로 무더위가 지속됐다. 특히 8월 18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일평균 기온은 1~2위를 기록하며,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8월 23일) 이후에도 늦더위가 이어졌다. 8월 하순의 전국 평균기온도 27.8도로 평년보다 3.9도 높아 역대 최고 1위를 경신했고 강릉, 대관령 등 13개 지점에서는 8월 하순 일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했다.

여름철 전국 폭염일수는 28.1일로 평년보다 17.5일 많았다. 역대 3위에 해당한다. 남부지방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20개 지점에서 관측 이래 가장 많은 폭염일수를 기록했고, 대관령은 1971년 관측 이래 처음으로 폭염이 발생했다.

전국 열대야일수는 15.5일로 평년보다 9.0일 많았다. 역대 4위 수준이다. 서울은 열대야일수가 평년(12.5일) 대비 3.5배가 넘는 46일로 1908년 관측 이래 가장 많았다. 부산, 인천, 강릉, 속초, 목포, 청주에서도 관측 이래 열대야일수가 가장 많았다.

일반적으로 열대야는 7월 중순부터 시작되는데 올해는 더위가 일찍 시작하며 광주(6월 19일), 대전(6월 19일), 부산(7월 1일) 등 21개 지점에서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열대야가 기록됐다.

서울 중구 광희동에 비가 내리고 있다. (사진=뉴스웍스DB)
서울 중구 광희동에 비가 내리고 있다. (사진=뉴스웍스DB)

반면 장마철 기간이 짧고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여름철 전국 강수일수는 29.3일로 평년보다 9.2일 적었다. 하위 5위에 해당한다. 강수량은 619.7㎜로 평년(727.3㎜) 대비 85.1%에 그쳤다.

올해 장맛비는 평년보다 일찍 시작되고 일찍 종료됐다. 제주도는 6월 12일,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은 6월 19일에 장마철이 시작돼 평년보다 각각 7일, 6일, 4일 빨랐다. 제주도는 역대 가장 이른 6월 26일, 남부지방은 두 번째로 이른 7월 1일에 장마가 종료됐다.

다만 7, 8월에는 기록적인 호우가 발생했다. 7월 16~20일에는 중위도 파동 강화로 인한 상층 찬 공기를 동반한 기압골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아 전국적으로 200~700㎜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렸고, 서산, 산청 등에서는 1시간 최다 강수량이 100㎜를 넘었다. 8월에도 서해상에서 강하게 발달한 구름대가 유입되며 3일에는 전남 무안과 함평, 13일에는 수도권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단시간에 매우 강한 비가 내려 1시간 최다 강수량이 100㎜를 넘었다.

반면 강원영동 지역은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이 지역 강수량은 232.5㎜로 평년(679.3㎜)의 34.2% 수준에 불과하다. 강수일수도 24.7일로 평년보다 18.3일 적어 여름철 강수량과 강수일수 모두 역대 가장 적었다. 강원영동은 태백산맥으로 인한 지형효과로 강수량이 더욱 적었고, 여름철 동안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남서풍이 우세해 동풍 계열의 바람이 불지 않아 강수량이 매우 적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더위가 일찍 시작해 여전히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폭염과 호우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복합적인 기상재해로 큰 피해와 어려움을 겪었다"며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달라지는 기상재해의 양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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