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영환 기자
  • 입력 2025.09.17 10:48

한·미 FTA 무관세 우위 상실, 기아 오토랜드 광주 '수출경쟁력 약화'
부품업체·지역경제 파급 영향 막대…미래차 인프라 투자 대응 시급

기아 오토랜드 공장 'EV6' 생산라인. (사진제공=기아)
기아 오토랜드 공장 'EV6' 생산라인. (사진제공=기아)

[뉴스웍스=김영환 기자]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해 일본산과 달리 한국산 자동차에는 여전히 25% 관세를 적용하면서, 한·미 FTA 발효 이후 유지돼 온 무관세 우위가 사실상 완전히 사라졌다. 기아 오토랜드광주를 중심으로 한 지역 자동차 산업은 수출 경쟁력 상실과 부품업체 위기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광주시청이 따르면 미국은 16일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다. 한국산 자동차에는 여전히 25% 관세가 적용돼 한·일 간 관세율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기아 오토랜드광주는 지난해 51만3782대를 생산해 33만2117대(64.6%)를 수출했다. 미국향 수출은 51억4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33.1%를 차지했으며, 스포티지·쏘울 등 일부 차종은 미국 판매 비중이 절대적이다. 2018년 기준 기아 광주공장은 미국에 18만3959대를 수출해 생산량의 37.3%를 기록했고, 쏘울은 66.2%가 미국에 공급됐다.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산 차량은 무관세, 일본산은 2.5% 관세가 적용돼 한국이 2.5%포인트 우위를 확보해왔다. 그러나 올해 9월 이후 일본은 15%, 한국은 25% 관세가 적용되면서 경쟁력이 사라졌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3만290달러에서 3만7863달러로 인상돼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보다 85달러 비싸졌다.

현대차그룹의 2분기 영업이익은 현대차 8282억원, 기아 7860억원 감소했다. 연간 손실은 6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시장 가격 유지를 위해 매달 7600억원 규모의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광주에는 1·2차 협력 부품업체 300여곳 대부분이 현대·기아차그룹에 납품한다. 그러나 미국 내 부품 현지 조달 비율이 40% 가까이 늘어나면서 광주 부품업계의 수출 감소와 고용 불안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 양재동 현대차 및 기아 사옥.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광주시는 자동차 산업이 지역 제조업 생산의 44%, 고용의 24%를 차지하는 만큼 관세 역전은 지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2024년 광주 수출 155억5000만달러 중 자동차 수출이 68억8400만달러(44.3%)를 차지했으며, 대미 수출이 33.1%로 최대 비중을 기록했다.

정부는 긴급 대책으로 관세 대응 바우처 확대, 미래차 마스터플랜 (2025~2029년) 마련, 미국 현지 투자를 통한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0개 부품 항목의 최적 조달 검토와 미국 메타플랜트 연 50만대 생산 체제 구축에 나섰다.

광주시는 빛그린국가산단에 235억원 규모의 미래차 전자부품 개발센터를 2029년까지 조성 중이며, 338만㎡ 규모의 미래차 국가산업단지와 특화단지를 포함한 ‘트라이앵글벨트’ 구축으로 장기 경쟁력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

지역 정치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광주 경제와 고용의 핵심 축인 만큼, 이번 관세 역전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현실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수출 시장 다변화와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미래차 인프라와 친환경차 기술 투자를 통해 산업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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