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9.23 11:00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은행권이 고령 고객과 외국인 손님을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 접근성이 취약한 계층을 대상으로 배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만족을 높이고,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60세 이상 고객을 위한 '비대면 동행창구'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동안 전국 영업점에서만 운영하던 동행창구를 전화 상담 채널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제 60세 이상 개인 고객이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면, 일반 상담원이 아닌 고령 고객 전담 상담원에게 우선 연결된다. 상담 속도와 용어 선택에서 배려가 강화돼 이해도와 편의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현재 고령 고객의 문의가 가장 많은 개인금융 상담부터 적용했으며, 향후 수요에 따라 대출·퇴직연금 등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고령 고객이 차별받지 않고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형 서비스를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외국인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도 주목된다. 하나은행은 Hana EZ 앱을 통해 '다국어 채팅상담 서비스'를 시행했다. 초기 9개국 언어에서 출발해 최종 16개국 언어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서비스는 챗봇 자동응답 방식이 아니라 실제 상담원이 다국어 번역 솔루션을 활용해 대응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외국인 고객 입장에서는 보다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상담이 가능해졌다.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며 예금·적금·펀드부터 외환·대출·퇴직연금까지 은행 주요 업무 전반을 다룬다. 상품 가입 전 필요한 정보를 모국어로 확인할 수 있어, 그동안 외국인 고객이 겪던 재방문·서류 미비 불편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손님은 언어장벽과 영업시간 제약으로 불편이 컸다"며 "이번 서비스가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금융 생활을 돕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은행의 차별화 전략은 단순한 편의성 제고를 넘어 포용금융 실현과 맞닿아 있다. 고령층과 외국인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소외되기 쉬운 계층으로 꼽힌다. 은행권이 이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서비스 경쟁에 나서면서 사회적 가치 제고와 고객 충성도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은행 관계자는 "고령자와 외국인을 배려한 서비스는 ESG 경영의 일환이자 장기적으로는 고객기반 확대 전략"이라며 "향후 타 은행들도 비슷한 서비스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