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5.10.16 09:13

"불법단체 출근하는 것…공직자 신념, 흔들려"

동부지검 마약 외압 수사 합수팀에 파견 지시를 받고 첫 출근한 백해룡 경정이 16일 서울 동부지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동부지검 마약 외압 수사 합수팀에 파견 지시를 받고 첫 출근한 백해룡 경정이 16일 서울 동부지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수사팀에 파견된 백해룡 경정이 첫 출근길에서 "합동수사단(합수단)은 불법단체"라고 직격했다.

백 경정은 16일 오전 동부지검 청사 앞에서 "검찰은 수사 대상으로, 검찰 최고 지휘부가 의혹과 관련돼 있다"며 "합동수사팀은 위법하게 구성된 불법단체라고 주장해왔는데, 그곳으로 출근하고 있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그는 "수사 중 외압을 당했고, 심지어 고발 사주도 있었다. 하지만 갖은 회유와 방해에도 신념은 흔들리지 않았다"며 "검찰은 애초 수사권이 없고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도 불가하다. 수사 책임자가 외압을 받았다면 그 사람까지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백 경정은 "저는 마약 게이트의 이해당사자가 아니다. 임은정 지검장과는 별도로 소통하지 않았다"며 "현재 혼자 출근했고, 수사팀 구성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날 출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사정이 있어 미리 연가를 냈다고 말했다.

백 경정은 "절차를 어긴 적 없으며, 지금도 공직자로서 출근 의무를 수행 중"이라며 "출근 중인 지금, 공직자로서의 신념이 처음으로 흔들린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일단 출근해 생각을 정리한 뒤 다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마약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의 문제"라며 "국민의 신뢰를 지키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성역없이 수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백해룡 경정을 검경 합동수사팀에 파견하는 등 수사팀을 보강하고, 수사 책임자인 임은정 서울동부지검 검사장은 필요 시 수사검사를 추가해 각종 의혹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철저히 밝히라"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이 독자적으로 엄정 수사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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