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11.12 14:44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LG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자동차 전장 부문에서 본격적으로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의 전장사업부 주요 CEO와 만나 전장사업 협력 강화 방안을 협의한다.
이번 회동에는 조주완 LG전자 대표, LG디스플레이 정철동 대표, 문혁수 LG이노텍 대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 등 차량 전장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함께 한다.
이번 만남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한 한·독 양국 간 기술 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배터리·디스플레이·센서 등 핵심 부품 분야 장기 파트너십 확대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게 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벤츠와 LG의 협력은 차세대 자동차 산업 혁신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LG와 벤츠는 20년 이상 협력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04년부터 벤츠에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해왔다. 최근 OLED와 하이엔드 LCD 등 차세대 제품군으로 협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LG전자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운영체제와 조명 부품을, LG이노텍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센서를 공급한다.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벤츠와 배터리 동맹을 이어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9월 벤츠에 15조원 규모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한바 있다. 이번 만남에서는 벤츠 자동차에 탑재할 전장 부품 협력 확대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어 딜러 협력사인 HS효성 조현상 대표이사 부회장과도 만남을 가지게 된다.
HS효성 계열사인 더클래스효성은 서울 강남·강북, 경기 남부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벤츠 차량의 판매 및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100% 지분을 보유한 에이에스씨(ASC)를 통해 운영중인 신성자동차 역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공식 딜러 계약을 맺고 광주·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수입차 판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HS효성은 벤츠코리아와 오랜 협력으로 누적 판매 실적과 고객 서비스 품질에서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만큼 딜러망 네트워크 협력을 공고히 유지해나갈 방침이다.
조 부회장은 이 같은 유통망을 기반으로 벤츠와 시너지를 미래 모빌리티 분야까지 확장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자동차 렌트·탁송 서비스 플랫폼인 IMS모빌리티에 35억원을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벤츠 측도 한국 시장 내 유통 전략 강화를 위해 HS효성과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칼레니우스 회장의 이번 방한은 소비자 접점 채널에서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칼레니우스는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이재용 삼성 회장과 회동해 전장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이 회동에는 최주선 삼성SDI 대표,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등 계열사 CEO들도 동석한다. 전기차 배터리, 차량용 반도체, 고급형 디스플레이 등 복합적인 전장 부문 협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벤츠는 현재 국내 판매 전기차에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는만큼 삼성SDI와 배터리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일부 벤츠 차종에 태블릿 형태의 디바이스를 공급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반도체·센서·모듈 등에서 전장 생태계 협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는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칼레니우스 벤츠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 전략 컨퍼런스’를 열고 벤츠의 한국시장 전략을 공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