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1.07.12 22:17
185만명분 확보 불구 352만명분 배정 '무리수'…19일부터 재개한다지만 50대 후반 "못 믿겠다"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정부의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이 흔들리고 있다.
12일 0시부터 55~59세 대상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시작됐으나 일주일은커녕 15시간여만에 갑자기 중단됐다. 당초 정부는 사전예약을 이날부터 오는 17일까지 진행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백신 물량이 턱없이 적었다.
정부가 확보한 모더나 백신은 사전예약 대상자의 절반 조금 넘는 인원이 맞을 정도뿐이었다.
정부의 자화자찬과는 달리 이같은 예측가능성과는 담을 싼 주먹구구 수준의 'K-방역 민낯'이 백일 하에 드러났다는 비판이 50대 후반 국민들로부터 쏟아졌다.
대상자보다 백신 물량이 적다면 결국 사전예약은 '선착순'으로 진행하게 되지만, 시민들은 알지 못했다. 두루뭉술한 정부 발표 탓이다.
정부는 사전예약 일정만 언급했을뿐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고, 확보된 물량이 다 소진되면 예약을 일시 중단한다는 설명은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물량이 부족해 사전예약이 종료됐다'는 정부의 뒤늦은 해명이 나오기 전까지 시민들 사이 혼란이 극심했다. 향후 백신 접종 일정 또한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 추진단은 12일 "이날 오전 0시부터 진행한 55~59세 대상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을 오후 3시 30분쯤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이날 0시부터 17일 18시까지 55~59세를 대상으로 사전예약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일시 중단의 이유는 '백신 부족'이다. 정부가 8월 초까지 도입을 확정한 모더나 백신은 185만명분이다. 반면 사전예약 대상자인 55~59세는 약 352만 4000명에 달한다.
백신 부족으로 오후 3시 30분께 사전예약이 중단되자 시민들의 혼란이 극에 달했다. '사전예약이 되지 않는 이유'를 묻는 네티즌들이 곳곳에 나타났지만, 명확한 답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정부 해명은 1시간 30분가량 지난 오후 5시 브리핑에서 나왔다. 뒤늦게 "현재 백신은 주 단위로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부 공급 일정과 물량이 확정된 이후에 예약을 접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185만건의 사전예약이 마감됐다. 이번에 예약을 하지 못한 55~59세들을 대상으로 오는 19일부터 추가적으로 예약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해명에도 시민들의 분노는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았다. 백신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사전예약을 진행한 것으로 모자라, 이에 따른 사전 설명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업무로 이날 오후 늦게 예약을 하려다가 결국 실패한 50대 후반의 한 시민은 "내주 월요일 예약을 다시 한다면 너나없이 접속하느라 전산망이 또 다운될 것"이라며 "도무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같은 비판이 쏟아지자 결국 정부는 국민에게 머리를 숙였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위기대응분석관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물량 안내에 대한 소통이 짧았던 것 같아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문제는 향후 백신 접종 계획도 어그러질 가능성이 있단 점이다. 정부는 "이날 예약하지 못한 55~59세는 오는 19일부터 예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지만, 향후 백신 수급 일정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비밀유지협약 때문에 밝힐 수 없다"는 이유만 들었다.
추가 사전예약 시점에도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다면 또다시 시민들은 선착순으로 사전예약을 진행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엔 접종 시점이 미뤄질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