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3.01.20 00:05

올해부터 세액공제 혜택 900만원 증액
디폴트옵션 통해 수익률 제고 고민해야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자산가들의 고민도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침체로 기대 이상의 수익을 거두기 힘들고, 국내외 주식시장마저 하락세로 돌아서 수익률이 저조한 실정이다. 그나마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예금상품만이 돈을 불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뉴스웍스는 금융권 자산관리 전문가를 통해 새로운 투자전략을 제시해 본다. [편집자주]

정인호 우리은행 연금사업부 차장. (사진제공=우리은행)
정인호 우리은행 연금사업부 차장. (사진제공=우리은행)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금리가 상승하면서 매월 납입하는 연금계좌도 서민 입장에선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연금은 퇴직 이후 삶을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다. 정부 역시 국민들의 윤택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늘리며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정인호 우리은행 차장도 처음부터 무리하게 납입 한도를 늘리기보다 작게 시작하고 만기까지 유지하길 권하고 있다. 매년 연말정산을 위해 세액공제 한도를 채워서 불입하는 것보다 꾸준함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도 연금제도가 바뀐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바뀌는가.

"우선 퇴직연금 부분에서 큰 변화가 있다. 만 50세 이상 가입자에게 제공하던 세제 혜택을 전 세대로 확대해 IRP 가입자는 기존 700만원에서 9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는다.

개인연금으로 받는 연금소득이 12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이전에는 전액 종합소득에 합산돼 세금 측면에서 불리했지만, 올해부터 종합과세 또는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다.

퇴직소득세 부담도 완화된다. 퇴직소득은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처럼 연간 발생한 소득과 달리 장기간에 형성된 소득이기 때문에 다른 소득과 합산해 과세할 경우 형평성 문제가 있다. 퇴직소득세 산출세액 계산 시 퇴직소득을 근속 연수로 나눈 금액을 기준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한 후 다시 근속연수를 곱해 환산하는 방식으로 계산하는데, 퇴직소득공제 중 근속연수공제에 대한 부분이 확대돼 세부담이 완화된다"

-연금계좌의 세제 혜택이 확대된다면 고객도 이전과 다른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나.

"연간 연금계좌 납입금액 한도는 1800만원이며 이 중 900만원까지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유가 된다면 세액공제 한도를 채워서 불입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지만 여유가 안 된다면 시작이라도 하길 권하고 싶다. 대부분 다양한 이유를 들어서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 가장 큰 문제다.

결국 작게 시작하고 만기까지 유지하고, 여유가 되면 추가 납입하는 성실함이 가장 큰 성공 비결이다.

연금이 개시되는 만 55세 기준으로 10년 이상의 여유 기간이 있다면 펀드 상품을 추천한다. 연금의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수익성도 중요하다. 장기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금펀드로 가장 적합한 펀드는 생애주기 특성을 잘 반영한 TDF(Target Date Fund)이다. 가입 초기에는 주식 비중이 높지만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주식 비중은 낮아지고 채권 비중은 높아지는 구조다. 전 세계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분산투자 측면에서도 좋다.

맞벌이 부부를 위한 전략은 소득이 5500만원 미만인 배우자 위주로 가입하면 세액공제 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총급여액 5500만원 미만인 경우 세액공제율은 16.5%로, 5500만원 이상일 경우인 13.2%보다 더 높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길 권한다"

정인호 우리은행 연금사업부 차장. (사진제공=우리은행)
정인호 우리은행 연금사업부 차장. (사진제공=우리은행)

-지난해 12월 디폴트옵션 전용 상품이 출시됐다. 금융소비자가 활용할 수 있는 팁은.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DC형 가입자 또는 개인형 IRP 가입자가 적립금에 대해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해 놓은 방법으로 상품을 운용하는 제도다. 퇴직연금으로 운용 중인 상품의 만기 이후 6주 뒤 디폴트옵션이 발동된다. 가입자가 디폴트옵션을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 변경할 수 있다.

디폴트옵션의 목적은 수익률 제고이다. 대부분 고객은 원금보장상품 비율이 높다. 실제 DC형의 경우 원금보장상품 비율이 79.3%, IRP는 65.7%에 달한다. 이 때문에 연금수익률이 정기예금 수준인 2%(2021년말 기준)에 머물고 있다.

수익률 개선을 위해 퇴직연금 가입자는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디폴트옵션 전용 상품을 제도별로 한 개씩 지정할 수 있다. 판매사마다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등 상품군에 예상 포트폴리오 기대수익률을 기재하고 있다. 이를 먼저 확인하고 DC형/IRP를 가입한 금융회사에 문의하거나 비대면 앱으로 신청 가능하다.

적극적으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는 고객 또는 한 번 가입하고 귀찮아서, 신경 쓰기 싫어하는 고객은 디폴트옵션 상품을 활용해서 장기 운용수익률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

-최근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특히 국민연금 수급 연령 상향조정에 따라 최초 수급 연령이 늦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주의 사항은.

"작년까지는 만 62세가 되면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2023년부터 국민연금 개시 연령은 만 63세로 조정됐다. 5년 이후에는 만 64세, 10년 이후부터는 만 65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을 위함인데 국민연금 보험료는 소득의 9%로 1998년 이후 25년 동안 변동이 없어 공적연금 개혁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서서히 형성되고 있다.

문제는 수급 시기가 늦어지면서 발생할 연금 크레바스다. 퇴직 시점과 연금개시 시점이 불일치하면서 자칫 노후 생활자금이 부족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론 국민연금 외에도 퇴직연금, 개인연금에 대한 설계고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각 연금마다 연금개시 시점이 다르므로 이 부분 또한 고려해서 설계해야 안전한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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