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7.06 14:32
증권사, 부실자산 3조원 넘어…고정이하자산비율도 '오름세'
금융위, NCR 산정방식 개선 추진…"변화 맞춰 조속히 바꿔야"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증권사의 재무 건전성을 대표하는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증권사들의 건전성이 견고해 보이지만, 부실자산이 3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NCR만 개선되고 있어 건전성 지표에 대한 신뢰성이 더욱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안에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증권사들은 자신들의 재무가 탄탄하다는 증거로 NCR을 제시하고 있어 빠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48개 증권사의 NCR은 737.70%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693.26%보다 44.44%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NCR은 증권사가 손실 예상액에 대비해 충분한 영업용순자본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안정성과 재무건전성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150%를 밑돌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시정조치를 받고, 100% 아래로 떨어지면 개입 대상이 된다.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로 좁히면 올해 3월 말 기준 평균 NCR은 1443.17%로 전년 동기 대비 26.13%포인트 개선됐다.
10대 증권사 중 가장 가장 낮은 곳은 대신증권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57% 악화된 271.47%로 나타났다. 그외 9개 증권사는 모두 1000%를 크게 웃돌았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부실 우려가 커짐에도 증권사들의 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증권사의 부실자산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자산규모는 처음으로 3조원을 넘었다. 건전성 지표는 견고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부실자산은 증가세를 보이는 셈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고정이하자산규모는 3조397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2120억원에서 8277억(37.42%) 증가했다. 1년 만에 1조원가량 늘어났다. 고정이하자산비율은 같은 기간 1.20%에서 2.13%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10대 증권사의 고정이하자산규모도 1조6632억원에서 2조625억원으로 늘어났다.
고정이하자산은 증권사가 보유한 자산 중 채무상환능력을 고려한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중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자산을 의미한다.
특히 부동산 PF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 건전성 지표에 대한 신뢰성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5조3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8000억이 늘어났다. 연체율은 같은 기간 10.38%에서 15.88%로, 5.50%포인트 급증했다.
지난해 말 전체 증권사의 평균 NCR은 718.51%로, 금융당국의 기준치 아래로 떨어진 곳이 없었다. 부동산 PF 유동성 우려로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까지 나섰지만, 건전성 지표는 탄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NCR은 회사규모에 따른 위험 감내 능력과 무관하고, 자금공급 형태에 따른 위험 값 차이만 반영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증권사들에 대한 위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신용평가사들은 자체적으로 NCR 기준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증권사에서는 부동산 PF 관련 부실 우려가 제기되면 자신들의 재무가 탄탄하다는 증거로 NCR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위는 NCR 위험 값 산정 방식을 부동산 PF 관련 사업장 특징과 변제순위 등 익스포저의 세부 리스크를 감안한 값으로 재편할 예정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CR 지표는 증권사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임에도 최근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증권사의 업무 영역, 시장 상황에 따라 주기적으로 산정방식을 변경해야 하지만 옛날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산정방식을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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