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3.08.07 00:29

재임 9년 동안 순이익 3배 증가…비은행 계열사 인수 등 성과
"이사회 중심 지배구조·효과적 경영승계체제 작동 보여줄 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제공=KB금융지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제공=KB금융지주)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위해 KB금융그룹의 바통을 넘길 때가 됐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6일 용퇴를 결정했다. 차기 회장 선정을 위해 숏리스트 발표를 앞두고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전달한 것이다.

2014년 11월 KB금융 회장으로 취임한 윤종규 회장은 2017년과 2000년에도 연임에 성공해 9년째 KB금융을 이끌고 있다. 그는 재임 기간 중 내분으로 인한 혼란을 수습하고, 연속적인 인수합병(M&A)으로 그룹 규모를 키우면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LIG손해보험 인수를 시작으로 2016년 현대증권, 2020년 푸르덴셜생명 등 인수합병을 주도해 비은행 사업을 강화했다. 그 결과 라이벌 신한금융지주를 누르고 올해 확실한 리딩뱅크 자리를 꿰찼다.

외형 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도 이뤄냈다. 2017년 그룹 역사상 첫 3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2021년 4조4096억원, 2022년 4조1217억원을 달성하며 2년 연속 4조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윤종규 회장이 KB금융에 오른 해인 2014년 당기순이익이 1조4000억원인 점을 비교하면 8년 사이 3배 넘게 수익성을 향상한 셈이다. 올해 역시 상반기에만 3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달성해 국내 대표 리딩금융그룹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이와 같은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4연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연임에 부정적인 정부와 정치권의 보이지 않는 압박에 연임 의사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한금융 역시 조용병 회장이 지난해 말 3연임을 포기하고 후배에게 자리를 내준 바 있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윤 회장이 취임 시 꿈꿨던 KB의 모습을 어느 정도 이뤘기에, 이제는 이사회를 중심으로 구축한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효과적인 경영승계 시스템이 잘 작동함을 시장에 보여줄 시기가 되었다는 의사를 연초부터 이사회에 비쳐 왔다"며 "아쉽지만 윤 회장의 선택을 존중하고 그와 함께 했던 시간을 이사회도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윤 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이자 존경받는 리더 중 한명"이라며 "그가 이사회에 보여준 투명하고 객관적이며, 존중하는 모습은 KB 지배구조의 틀을 만드는 기회가 되었고 미래의 CEO에게도 좋은 전통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회추위는 오는 8일 차기 회장을 선정하기 위해 6명의 숏리스트를 확정할 예정이다. 29일에는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 및 심사를 거쳐 3명의 후보로 재압축한다. 이어 9월 8일에는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인터뷰를 통한 심층평가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한다.

최종 후보자는 회추위와 이사회 추천절차를 거쳐 11월 20일 개최되는 주총을 통해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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