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10.26 15:32
은행 의존도 91%…비은행 계열사 여전히 발목
기업명가 재건 긍정적 신호…주주환원 노력 지속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우리금융지주가 3분기 명예회복에 나섰지만, 결과는 기대에 조금 못 미쳤다.
우리금융은 26일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 누적당기순이익으로 2조43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순이익으론 8994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43.9%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와 비교했을 땐 8.4% 하락한 성적표로 비은행 계열사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실제 그룹 실적은 우리은행이 대부분 견인했다. 우리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2900억원으로 지주 실적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비은행 계열사인 우리카드는 전년동기 대비 34.1% 하락한 1174억원의 순이익을, 우리금융캐피탈도 같은 기간 34.8% 하락한 1091억원을, 우리종금은 73.5% 하락한 18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우리저축은행은 284억원의 적자를, 우리FIS도 5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합병을 예고한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은 각각 47억원, 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향후 두 자산운용이 통합돼도 금융지주에 얼마나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비은행 계열사의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탓도 있지만 증권, 보험 계열사가 없는 게 실적 발표때마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특히 경쟁 금융지주가 은행 의존도를 줄이며 비이자이익 규모를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우리금융 입장에선 M&A를 통한 탈출구 모색도 쉽지 않다. 증권사 인수만을 위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희망고문을 야기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은행 의존도가 높다 보니 은행의 리스크는 곧 금융지주의 위험 요소로 자리잡았다.
그룹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9% 증가했다. 우리은행 역시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22.6% 상승해 부실 위험도가 높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그룹 NPL커버리지비율도 지난해 말보다 37.6% 하락한 180%를 기록했다.
연체율도 우리은행은 0.22%에서 0.31%를 상승 중이며 우리카드 연체율도 1.20%에서 1.36%로 상승해 남은 4분기 위기관리능력이 중요해 보인다.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우리금융의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란 목표가 이번 성적표부터 반영된 모습이다.
대기업 대출자산은 3개월 전보다 8.5% 상승한 44조5920억원을 기록했다. 중기대출 역시 같은 기간 3.2% 증가한 123조5760억원으로 현장에서 기업대출 영업에 총력을 기울인 성과로 풀이된다.
한편 우리금융은 3분기 배당금으로 2분기와 같은 1주당 180원을 확정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노력을 이어 나갔다.
임종룡 회장은 최근 두 차례 해외 IR을 통해 투자자와 소통을 강화하고 예금보험공사와 주식양수도 기본협약서를 체결해 오버행 이슈를 해소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어려운 영업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펀더멘탈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환경에서 우리금융은 내실화에 주력하면서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정책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