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12.07 11:43
김포공항 내 아시아나항공. (사진=정민서 기자)
김포공항 내 아시아나항공. (사진=정민서 기자)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이 기업결합 승인 여부 일정을 밝혔고, 합병 전제 조건이었던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도 이사회의 재가를 받으면서 인수자 물색만 과제로 남았다.

7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EC)는 "내년 2월 14일 전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잠정적으로 결론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EU 집행위는 지난 5월 "유럽 노선에서 승객·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고 6월부로 심사를 중단한 바 있다. 이후 대한항공이 지난달 3일 EU 집행위에 인수합병 절차가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 분리 매각 계획이 포함된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이에 EU 집행위도 기업결합 심사 일정을 밝힌 만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주춤했던 합병 작업에 추진력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 착수 이래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가운데 11개국의 승인을 받았다. 내년 초 EU 집행위의 합병 승인을 받을 경우,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허가만 남게 된다. 관련 업계는 EU의 승인 여부가 미국과 일본의 심사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사력을 집중하는 동안, 저비용항공사들의 추격은 매서워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LCC 9개사 국제선 항공기 탑승객은 총 1951만9351명을 기록했다. 이는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탑승객 1841만7514명(33.5%)보다 약 110만명 많은 숫자다. 이 기간 전체 국제선 이용객 중 LCC는 35.5%를, FSC는 33.5% 각각 차지했다. LCC가 FSC를 추월한 것은 2003년 국내 LCC 출범 이후 처음이다.

탑승객 수와 별도로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사업 매각을 결정한 것도 LCC 수익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단,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의 매각 가치가 적정하느냐를 두고, 아직까지 LCC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은 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매각 추정 금액은 5000억~7000억원 수준이지만, 합병 승인을 위해 시간이 촉박해질 수록 매각 가치는 하락할 것"이라며 "이 경우 화물 사업 인수전은 다시 활기를 띄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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