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5.06 14:00
코스피, 밸류업 가이드라인 발표 뒤 '하락'
"이벤트 종료 뒤 시장 관심은 기업 실적"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이번 주 코스피는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 공개를 앞두고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지만 세제 혜택 등 핵심 내용이 빠진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후 출회 매물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여전히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가 확고할 뿐더러, 향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코스피는 전주(2656.33)보다 20.30포인트(0.76%) 상승한 2676.63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8.77포인트(1.02%) 오른 865.59에 마감됐다.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것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보인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1817억원, 179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지난 한 주간 개인은 홀로 1조472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번 주 코스피 지수는 밸류업에 울고 웃었다. 지난 2일 정부와 금융당국은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를 열고 시장이 기다려온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당국이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 전날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에 2700선 돌파를 시도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다만 당국이 발표한 내용에는 기존 법인세 세액공제, 배당 소득 분리 과세 외에 신규로 추가된 혜택이 미미했다. 특히 세법 개정은 여야가 협의를 통해 합의점에 도달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핵심 내용이 빠진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자 투자자들의 출회 매물이 쏟아졌다.
그간 밸류업 최대 수혜주로 꼽혀온 금융주는 가이드라인 발표 당일 큰 폭으로 하락했다.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3300원(4.37%) 하락한 7만2300원에, 한국금융지주도 2500원(3.71%) 내린 6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보험주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생명은 전 거래일보다 2700원(3.09%) 내린 8만4800원에, 삼성화재도 9000원(2.90%) 하락한 30만1000원에 장을 끝냈다.
한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6회 연속 동결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스태그플레이션 등의 리스크 우려는 어느 정도 완화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현재의 기준금리를 적절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 때까지 오랜 기간 유지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하면서 기준금리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의 예상범위로 2600~2720선을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기업 실적 전망치 상향에 대한 기대감을,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축소를 꼽았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좋은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이 다음 분기에도 실적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는지 주목해 볼 것을 조언했다.
나 연구원은 "최근 2주 동안 코스피 업종의 12개월 선행 당기순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업종을 보면 ▲반도체(8.7%) ▲자동차(7.4%) ▲조선(5.505) ▲비철목재(3.1%) ▲증권(1.8%) 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FOMC가 큰 이슈 없이 지나간 시점에서, 시장의 관심은 다시 개별 실적에 맞춰질 것"이라며 "최근 실적 전망치는 개선되나 1개월 주가 상승 폭이 크지 않았던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나 연구원은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실적 전망치가 개선되는 점 대비 최근 주가 수익률이 부진하다"며 "밸류업 관련주는 현재 기대감이 크지 않지만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나 연구원은 다음 주 관심을 두어야 할 업종으로 ▲반도체 ▲IT하드웨어 ▲우주항공 ▲음식료 ▲비철금속 ▲증권 등을 꼽았다.
다음 주 예정된 주요 이벤트로는 ▲중국 4월 차이신 서비스 PMI(6일·이하 한국시간) ▲어린이날 휴장(6일) ▲호주 RBA 통화정책회의(7일) ▲BOE 통화정책회의(9일) ▲중국 4월 수출입(9일) ▲미국 5월 미시간 소비자신뢰지수(10일) 등이 있다.
다음 주 미국 기업 중 1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곳에는 ▲로우스(6일·이하 한국시간) ▲월트디즈니·아리스타 네트웍스·데이터독(7일) ▲우버·에어비앤비(8일) ▲컨스텔레이션에너지(9일) 등이 있다.
국내 기업 중 1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곳은 ▲고려아연(7일) ▲셀트리온·크래프톤·SK텔레콤(8일) ▲카카오·삼성화재·LG·삼성증권·롯데케미칼·현대백화점(9일) ▲대한항공·DB손해보험·넷마블·엔씨소프트·휠라홀딩스·하이트진로(10일)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