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4.07.28 12:00

KB금융 '리딩뱅크' 되찾아…신한금융 매분기 성장으로 추격
홍콩 ELS 불안감 해소…가계대출 억제 유도 속 이자이익↑

5대 금융지주 상반기 누적 순이익 현황. (자료제공=각 사)
5대 금융지주 상반기 누적 순이익 현황. (자료제공=각 사)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성장한 것도 주효했지만, 위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 기본적인 체력 수준을 확인시켜준 성적표라는데 의미가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동안 거둔 순이익은 총 11조1064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조8991억원의 순이익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한 것이다.

리딩뱅크 타이틀은 지난해에 이어 KB금융지주가 가져갔다. KB금융은 상반기 2조781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1분기 부진을 완전히 벗었다.

KB금융은 1분기 홍콩H지수 ELS 충당금으로 6340억원을 적립했다. 이에 따라 1분기 순이익은 1조632억원으로 저조했다. 하지만 2분기 ELS 관련 880억원이 환입되면서 불안 요인을 모두 해소한 모습이다.

신한금융은 KB금융을 바짝 뒤쫓았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2조747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과 KB금융의 순이익 격차는 단 345억원에 불과하다.

신한금융의 장점은 꾸준함이다. 전년동기 대비 순이익은 4.6% 증가했다. 매 분기 성장세를 기록 중인데, 원동력은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 간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덕분이다.

신한금융의 이자이익은 지난해보다 7.0%, 비이자이익도 같은 기간 4.0% 끌어올리며 전년도 실적을 뛰어넘었다.

하나금융도 반기 최대 실적을 새롭게 썼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한 2조687억원을 기록했다. 2년 연속 반기 2조원 순익을 거둬 연말까지 순항이 예상된다.

다만, 타 금융지주 대비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기여도가 낮은 게 단점으로 꼽힌다. 하나은행의 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84.6%에 달해 비은행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

4·5권 다툼도 치열하다. 우리금융은 2분기 깜짝실적으로 농협금융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1조755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농협금융과 순이익 차이는 16억원이다.

우리금융은 비이자이익을 대폭 끌어올리며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전년동기 대비 45% 증가한 8850억원으로 기업금융 및 글로벌IB, 카드·리스 등 수수료 이익 증가 덕분이다.

우리금융은 하반기 증권 영업을 개시하고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에도 나선다. 증권과 보험 영역이 자리 잡을 경우 3위권 진입도 노려볼 만하다.

농협금융은 상반기 1조753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우리금융에 뒤처졌지만, 하반기 홍콩 ELS 충당금 환입이 계속 이뤄진다면 연내 역전도 가능하다.

한편 시장에선 금융지주의 호실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억제를 주문하면서 시중은행은 대출금리를 상향 조정 중이다. 즉, 하반기에도 이자이익은 더 늘어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25조11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자이익이 안정적으로 늘고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개선이 계속되면 올해 금융지주는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PF, 금리인하 등 변수는 남아있어 리스크관리 능력에 따라 순위 변동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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